명칭 바꿔 국가문화재 지정…명맥유지 기대
매주 화·목 연습·정기발표회 등 새출발 다짐

담양죽산매구가 죽산농악으로 명칭을 바꾸고 중요무형문화재 지정을 준비하는 등 명맥 유지
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재정난으로 소실위기에 처해 있던 담양군 향토문화유산 제1호 ‘담양죽산매구’가 죽산농악으
로 거듭난다.
죽산매구보존회(회장 심이섭)는 최근 회의를 열고 죽산매구를 죽산농악으로 이름을 바꾸고
2012년 12월 죽녹원 앞 분수대에서 열린 제3회 정기공연에 이은 후속공연을 이어가기로
했다.
보존회가 명칭을 바꾸게 된 것은 현재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진주삼천포농악, 강릉농악,
이리농악, 평택농악, 임실필봉농악 등과는 다른 ‘매구’라는 생소한 이름이 문화재지정에 그
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비록 담양군으로부터 향토문화재 지원금으로 매월 50만원을 받고는 있지만 연습실을 마련
하고 신입회원들을 위한 신규 강사와 기존 회원들을 지도하기 위한 강사료 등을 충당하기에
는 턱없이 부족하다.
또 호남우도 광산농악 꾕과리 전수조교 신청을 포기하고 15년 동안 죽산매구에 전념하며
회원들에게 무료로 매구가락과 굿거리 동작을 지도하고 있는 전수자 김종혁씨도 생활고를
벗어나기 위한 고깔제작에 많은 시간을 빼앗기는 바람에 매구지도에 전념하기 어려운 형편
이다.
더욱이 연습실을 마련하는 것도 회원들 대부분이 지역에서 농사일에 종사하며 저녁 무렵에
야 시간을 내 연습을 할 수 있지만 악기에서 발산되는 큰 소리가 주위의 평온을 해친다는
민원으로 간단치 않다.
뿐만 아니라 1년에 2차례 모집하는 신입 회원도 기존회원들과 수준차가 나 별도지도가 필
요하지만 이들을 무료로 지도해줄만한 강사를 물색하기도 어렵다.
이러한 이유들로 한 때 50명에 달하던 관내 거주 회원들이 차례로 줄며 11명으로 감소하는
등 명맥이 끊길 위기에 처하게 됐다.
하지만 보존회원들은 십수년간 몸담은 매구에 대한 열정을 버릴 수 없어 국가문화재로의 지
정을 통해 재정난을 일정 부분 해소하고 향토문화유산인 죽산매구를 보존·전승하고자 명칭
을 바꾸기로 했다.
특히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등 일주일에 두 번 연습으로 기량을 닦아 격년제로 정기발표회
를 갖기로 하는 등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김종혁씨는 “당초 2~3년을 쉬며 상황을 추스린 후 매구를 재개할 계획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매구의 소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회원들과 상의해 재개하기로 했다”며 “관내회
원과 점차적으로 늘어나는 광주지역 회원들을 다독여 우리 선조들이 물려준 전통 민속놀이
를 계승·보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