⑭ 환벽당의 조영 배경과 경관
⑭ 환벽당의 조영 배경과 경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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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2.06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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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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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충효리(忠孝里)의 환벽마을 환벽산 중턱에 세워있는 정자이다. 조선조에 나주목사를 역임한 사촌(沙村) 김윤제(金允悌, 1501~1572)가 벼슬을 버리고 자신의 향리에 돌아온 후 은거생활을 통해 조영한 누정인데, 건립 연대는 확실한 기록이 없어 속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각종 전적의 기록으로 보아서 명종(明宗) 6년(1551) 이전으로 소급된다.

면앙정 송순이 인근 지곡리의 지석마을에 있는 소쇄원과 아울러 식영정과 함께 칭송하여 ‘한 고을의 세 명승지(一洞三勝)’라 한 예도 이러한 누정명소를 한 영역으로 간주한 말이다. 조선조 선조(宣祖) 때의 제봉(霽峯) 고경명(高敬命)이 이곳 승지를 유람하고 쓴 유서석록<遊瑞石錄>에 의하면 영천자(靈川子) 신잠(申潛)이 환벽당이라 한 당호를 짓고, 건물에 걸려 있는 제액(題額)은 우암(尤菴) 송시열(宋時烈)이 쓴 글씨이다. 정자의 주변은 ‘환벽’이라 한 글자 그대로 원래 대밭으로 둘러싸인 자연의 푸른 경관이었다고 한다. 산수(山水) 권진응(權震應)의 차환벽당운<次環碧堂韻>에서 ‘푸른 대가 당을 둘러싸고 있어 깊숙하다.(??綠竹續堂深)’함은 이를 말한다. 그러나 현재는 옛날의 모습과 크게 변모되어 심히 아쉽다.
광주호가 생기기 전, 무등산 아래 원효계(元曉溪)와 제비내(燕川)의 원류에서 내리는 물은 환벽당과 식영정 사이 환벽계에서 푸른 시내의 백파(白波)를 이루었다. 환벽당을 찾는 사람들은 이곳을 좋은 휴식처로 삼고, 갖가지 승사를 갖기도 하였다. 김성원의 서하당유고(棲霞堂遺稿)에 전하는 성산계류탁열도(星山溪柳濯熱圖)에 보인 16세기 경인년(庚寅年, 1590)에 있었던 유월 복날 선비들의 복달임도 그중의 대표적인 승사로 지적된다.

김인후는 ‘환벽계연소쇄원<環璧溪連瀟灑園>, 환벽당 앞에 흐르는 시내 소쇄원과 연해 있네’라 하였다. 임억령은 ‘연기겸운기 금성잡수성<烟氣兼雲氣 琴聲雜水聲>, 자욱한 연기와 구름 싸인 곳, 거문고소리에 물소리 섞여 들린다’고 하여 환벽당 주인의 자연흥취를 노래하였다. 송순 역시 이곳을 두고 이르되 ‘송하징담암상정 십분청경선유정<松下澄潭巖上亭 十分淸境仙遊庭>, 바위 위에 정자요, 소나무 아래 맑은 못이니, 한없이 깨끗한 이곳 신선 노는 터로다’라 하여 당시 환벽당에서 영위하던 김윤제의 풍류생활과 그의 시적 교유의 경지를 가히 짐작케 한다.

환벽당은 주인 김윤제가 송강 정철 등 당대의 문인들과 조대쌍송(釣臺雙松)을 노래하며 낚시를 하던 곳으로 유명한 조대 앞의 낮은 산중턱에서 동남향하고 있다. 환벽당 입구에는 ‘조대’라는 글씨가 써있는 큰 바위와 커다란 노송 두 그루가 풍상에 젖어 있다. 조대 앞 창계천(蒼溪川)을 사이에 두고 약 250미터 떨어져 식영정이 있으며 바로 곁에는 취가정이, 동쪽으로 1㎞ 쯤에는 독수정이 있다.

집 앞에서 올려다보면 성산이고 내려다보면 조대 아래 연못인 용소(龍沼)가 있다. 어느 날 용 한 마리가 용소에서 승천하는 꿈을 꾸고 깨어보니 청년 정철이 목욕을 하고 있더라는 김윤제의 꿈 이야기가 있다. 그런 극적인 인연으로 정철은 17세에 김윤제의 외손녀 사위가 되었고, 환벽당에 머물면서 당시 호남 유학의 거목 김인후, 기대승, 김윤제 등의 석학에게 학문을 배우게 된 것이다. 또한 송순, 임억령, 양응정 등에게 시를 배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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