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대 원림사(園林史)는 크게 다섯 단계로 그 시기를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선진(先秦)시기로 중국 고대 원림의 배양기이다. 둘째는 진한(秦漢)시기로 황가(皇家)원림 즉 궁궐 조경의 초창기이자 사가(私家)원림 즉 민가정원의 태동기이다.
셋째는 진당(晉唐)시기로 자연과 관련된 철학과 사상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원림 관련 사상 및 이론의 기초를 다진 시기이다. 넷째는 송원(宋元)시기로 황가원림 뿐만 아니라 사가원림 또한 큰 발전을 이루었으며, 뒤이은 명청(明淸)시기 원림의 융성에 기초가 되었다.
다섯째는 명청시기로 원림 조성에 관한 사상을 비롯하여 예술, 기교, 방법 등이 체계적으로 성숙하고 발전한 시기이다. 명청시기의 고전원림들은 역대 원림 발전의 결정체로서 예술적, 기술적으로 모두 매우 높은 수준에 도달해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중국 고전원림 실례의 대다수가 바로 이 시기의 작품들이다.
한국 및 일본과의 원활한 비교연구를 위하여, 중국 고대 원림사를 15세기를 기준으로 앞과 뒤로 구분하였다. 15세기 이전, 즉 원대(元代) 이전의 시기는 그 역사가 매우 길고 원림 예술을 직접 판단할 수 있는 형상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에 고대 문헌기록 위주로 살펴볼 수 있다. 본 연구의 중점이 되는 15세기 이후에서 20세기 초, 즉 원·명·청(元·明·淸)시기의 중국 원림은 실증을 위해 현존하는 실례를 위주로 살펴보았다.
1) 15세기 전후의 중국원림
세계사에서 15세기는 하나의 역사적 전환점이다. 서양의 경우 문화와 예술의 발전은 15세기부터 급격한 발전을 겪게 되는데, 고대와 중세를 포함하는 15세기 이전은 오랜 역사가 지속된 시기였으며 15세기에 이르러 중세에서 벗어나 르네상스를 맞이하게 된다.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르네상스는 이후 유럽 각지에 전파되어 서양 문명 발전의 촉진제가 되었다.
마찬가지로 15세기를 기준으로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보면, 중국의 경우 비록 서양 중세 암흑시대에 일어났던 여러 사건들은 없었지만, 15세기 이전에는 강렬한 중고(中古;위진남북조(魏晉南北朝)에서 당(唐)까지의 시기) 및 상고(上古;상주진한(商周秦漢)시기) 시대의 색채를 띠었고 주기적으로 사회적 동요와 왕조의 교체를 반복하였으며, 특히 10-14세기의 중국사회는 극심한 문화적 동요와 전쟁 그리고 사회 재통합 과정을 겪었다. 15세기에 이르러 명청대의 안정된 봉건왕조시기에 접어들면서 국가가 통일되고 사회가 안정되자, 문화와 경제가 융성해졌고, 다시 이를 바탕으로 건축과 원림을 포함한 예술의 눈부신 발전이 이루어졌다. 그러므로 14세기 말과 15세기 초의 원말명초(元末明初)를 기준으로 중국 고전 원림을 연구 서술하는 것은 고대 원림 발전의 역사적 사실과도 부합하는 것이다.
2) 원림의 유형
원림의 유형에 관해서 적지 않은 학자들이 조금씩 다른 이론을 펴고 있다. 여기에서 기존연구의 분류방식에 대한 소개를 종합적으로 봤을 때 선행연구자들은 원림의 분류문제에 대해 기본적으로 황가원림 또는 원원(皇家苑園), 사가원림(私家園林), 사관원림(寺觀園林)즉 사찰원림이 중국고대원림의 가장 중요한 3가지 유형이라는 것에 동의하지만 기타 전통 조경활동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견해를 갖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