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양군선관위 사무과장
그렇다면 정치가들이 선거에서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은 과연 없는 걸까? 특별한 방법을 찾기 위해 모든 입후보자들이 고민하겠지만 특별한 방법이 아닌 보통의 방법은 누구나 알고 있다. 또한 누구나 알고 있고 쉬워 보이지만 실천은 어렵기 때문에 그 누구도 선뜻 그 방법을 쓰지 않는다. 그 방법은 다름 아닌 굉장히 솔직해지면 되는 것이다. 솔직함이라는 무기는 마음의 빗장을 여는 열쇠다. 그렇다면 유권자들에게 솔직하게 다가간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바로 공약의 진실성과 실현가능성을 말한다.
유권자의 눈높이가 향상되어 과거처럼 금품이나 연고주의에 의한 선거보다는 정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막연한 공약들은 상당수 사라지고 실현 가능한 정책들이 제시되길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유권자의 눈높이를 맞추고 민주정치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 태어난 게 바로 ‘매니페스토 정책선거’다. 매니페스토란 라틴어로 ‘선언’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후보자의 선심성 정책이나 실현 불가능한 정책을 미연에 방지하고 후보자가 당선되었을 때 후보 때의 공약들을 잘 실현시키고 있는지 검증하는 목적을 가지는 운동을 말한다.
현행 선거법에서는 정책 선거가 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는 예비후보자에게 그가 발송할 수 있는 홍보물(예비후보자홍보물)의 1/2 이상의 면수에 선거 공약 및 이에 대한 이행절차·이행기간·재원조달방안 등 구체적인 공약을 반드시 기재하도록 하고 있고 지방자치단체장선거의 후보자는 구체적인 공약이 기재된 선거공약서를 제작하여 유권자에게 배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당선자의 선거공약서는 그의 임기만료일까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정하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유권자가 언제든지 당선자의 공약이행사항을 알 수 있도록 제도화하였다. 또한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공약은행을 통해서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이번 6·4지방선거를 앞두고 2013년 11월부터 전라남도선관위와 전남 매니페스토 추진협의회가 공동으로 어젠다 공모, 델파이조사, 토론회 등을 통해 지역실정에 맞도록 개발한 전남지역의 10대 정책 어젠다를 발표하고 이를 정당과 예비후보자에게 직접 전달하여 정책 및 공약에 반영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그리고 전남도내 22개 시·군 전역에 설치된 행복투표함을 통해 유권자들은 정책과 희망 메시지를 제안을 할 수가 있다.
지방선거에서 매니페스토 공약제시가 중요한 이유는 정책의 수립이나 예산의 집행이 시·도나 구·시·군 단위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국가선거에 비하여 맞춤형 매니페스토 공약을 좀 더 빨리 실천하고 효과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지방선거에서 매니페스토 운동이 정착된다면 정책 경쟁에 의한 선거문화가 정착되고 비방·흑색선전 같은 네거티브 선거운동이 극복되어 정치선진화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고 본다. 풀뿌리 민주주의로 대변되는 지방선거에서 매니페스토 운동의 건전한 토양이 마련된다면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에서도 정책선거와 책임정치의 확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정치적인 성향이 있고 나름대로의 판단과 선택의 기준이 있지만 유권자들은 지키지도 못할 공약과 우리가 보았을 때 말도 안 되는 정책에 혹하지 말고 실천가능한 공약이 무엇인지 꼼꼼히 비교 보고 제대로 된 후보자에게 투표하기! 이것이 바로 유권자의 매니페스토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