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사회단체 행사의 번거로운 의전절차를 보고

이 같은 아쉬움은 지방자치가 도입된 지 20년을 훌쩍 넘겼지만 담양군을 대표하고 그 사무를 총괄하며 지역발전을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구상하는 것에 집중해야 할 사람들에게 주민이나 사회단체 등이 너무나 많은 시간을 빼앗고 있는 현상이 도무지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어 더욱 크게 느껴진다.
알기 쉬운 예를 들자면 해당 읍면사무소 담당자들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일을 구태여 군수실을 찾아와 민원을 제기한다거나 아니면 각종 사회 또는 체육동호인 단체들이 행사를 개최하면서 군수 등을 초청해 놓고 번거로운 의전절차를 진행하며 많은 시간을 대기하게 하는 일들이 관습처럼 반복되고 있다.
심지어 각종 선진지 견학이나 마을잔치 등 소규모 행사에도 해당 선거구 의원과 조합장은 물론 군수, 의장을 초청하고 불가피한 사정상 참석하지 못할 경우에는 ‘목이 뻣뻣해졌다. 언제는 표를 구걸하더니 이제는 거드름을 피운다. 다음 선거 때 보자…’는 식의 뒷말을 무성하게 양산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주민들이 직접 선출한 인사들이 주민과의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도록 행사에 참석하도록 초청하는 것에 찬성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만 이들에게 30분에서 많게는 1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의전행사를 끝까지 참석하도록 할 필요성이 있는지는 진지하게 고민을 해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선출직이 내놓은 지역발전을 위한 공약들을 보고 표를 준 것이지 의전행사에 불려와 시간을 허비하라고 선출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들이 맡은 바 직무에 충실할 수 있는 시간을 빼앗는 것은 결국 주민과 조합원들의 손해로 귀결되기 마련이다.
민선6기 담양군도 최근 이런 관행을 개선해 군정핵심인 창조와 융합, 변화와 혁신을 통한 체질개선을 실현하기 위한 첫 걸음으로 의전절차 간소화를 추진하겠다는 발표를 내놓았다.
그 주요 내용은 ▲참석인사 직위·성명 일괄 소개 ▲인사말 축소 ▲각종 표창장·감사패는 수상자 이름과 주요 공적만 낭독하고 수여한다는 등으로 각급 기관 및 사회단체와의 협의와 언론 홍보를 통해 범 군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 분위기를 조성해 나간다는 복안으로 알려졌다.
담양군의 이같은 시도는 상당부분 공감을 얻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지난 6일 한농연 담양군연합회가 진행한 가족 한마당대회에서는 참석인사 소개는 물론 각종 표창·감사패 수여 등을 간략히 하려는 긍정적인 시도가 엿보였기 때문이다.
3~4사람씩 묶어서 소개를 한다거나 각종 상패와 표창을 수여하면서 수상자 이름과 공적내용만 간단히 소개한 것이다.
다만 행사의 주체인 한농연 담양군연합회의 역대 회장단부터 자매결연 연합회, 전남연합회, 각 읍면 회장 등 한농연 관계자들을 먼저 소개한 다음 선출직 인사들을 소개한 후 인사말을 듣고 경품까지 추첨하게 한 점은 옥에 티로 여겨졌다.
이에 본 기자는 한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선출직 인사를 초청한 행사에서는 국민의례를 마치는대로 이들을 먼저 소개한 뒤 바로 인사말을 하게 하고 이후에 행사장을 빠져 나갈 수 있도록 배려해줬으면 한다.
우리가 뽑은 대표들의 1분1초는 일반인들의 그것과는 성격이 확연히 다르다.
우리 손으로 뽑은 대표들이 보다 나은 군정 구현, 보다 생산적인 의회상 정립, 보다 조합원의 권익을 찾아 주는 조합을 만들 수 있도록 주인인 우리들 스스로가 최소한의 시간적인 여건을 만들어 줘야하기 때문이다.
선거공약들을 이행하고 지역발전을 위한 시책들을 고민해야 하는 이들에게 1시간여를 낭비하도록 강요하는 관행은 보다 살기 좋은 담양을 만들어보자는 지역사회의 공감대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모순이지 않는가.
이들이 의전행사를 끝까지 지키지 않더라도 행사의 품격이 떨어진다거나 진행이 흐트러지는 것은 아니기에 이제부터는 행사장에 얼굴을 내밀었느냐의 여부가 아닌 4년간 이룩한 일의 결과물로 심판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자.
그리하여 5년, 10년 뒤부터는 정말로 잘 나가는 전국 제1의 담양군을 만드는 계기를 우리들 손으로 마련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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