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군 농공단지 근로자 가족 한마당 행사를 보고

하지만 군민들의 혈세가 지원되는 보조금도 주민들이 공감하지 못한 곳에 지원됐을 경우에는 혈세만 낭비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지난 1일 근로자의 날을 맞아 에코파크에서 개최된 ‘제1회 담양군 농공단지·외국인 근로자 가족 한마당’ 행사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에코하이테크농공단지에 입주해 있는 회사들로 구성된 (사)에코하이테크경영자협회에서 주관하고 무정농공단지협의회, 금성농공단지협의회, 담양군지역경제인협의회가 주최, 담양군이 후원했다.
노사화합을 통해 농공단지 발전의 장을 만들어 가기 위한 어울림 마당으로 마련된 이번 행사에 담양군은 1천600만원의 군비를 지원했다.
한마당은 식전공연을 시작으로 개회식 및 시상식, 단합경기, 뷔페업체를 이용한 점심식사, 축하공연 및 장기자랑 등으로 진행됐는데 여느 단체가 개최하는 일반적인 형태의 단합대회와 별다를 것이 없는 보통의 단합대회였다.
다시말해 담양군은 일반 주민들이 참여하는 행사가 아닌 연매출액이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을 거두고 있는 기업체들의 단합대회에 1천600만원의 군비를 지원한 것이다.
경비 대부분은 식사와 무대설치 및 초대가수를 동원한 이벤트행사, 책자나 현수막을 제작하는 비용으로 사용됐다.
프로그램들도 주최측이 밝힌 ▲담양다운 군민화합과 지방정부의 비전 공유 ▲사회공헌활동과 지역사회 봉사활동 확장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는 소통과 교류의 장 확대 ▲지역의 생산제품에 대한 브랜드가치 증대 ▲상생의 노사관계 정착을 통해 국가경쟁력 강화와는 상관관계를 찾기 어려운 것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재정형편이 열악한 일반적인 사회단체나 주민들도 아니고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의 연매출을 올리는 기업체들의 직원들이 모여서 먹고, 마시고, 즐기며 잘 놀다 간 단합대회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담양군은 1천600만원의 혈세를 지원한 것이다.
설령 기아자동차 직원들이, 광주 삼성전자 직원들이 단합대회를 하는데 광주시에서 행사비용을 부담한다면 어찌 이해하겠는가. 현대·삼성그룹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이 단합대회를 하는데 대한민국 부처에서 예산을 지원한다면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
이런 점들 때문에 이번 행사에 담양군이 보조금을 지원한 처사는 주민들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만약 이런 행사들까지 보조금을 지원하게 된다면 담양군은 앞으로 형평성을 감안해 각종 동문회나 운동회, 친목단체 모임 등에도 경비를 지원해야 하는 난처한 상황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매년 동문들로 한자리에 모여 개최하는 총동문회 한마당 행사의 대부분이 각 기수별로 십시일반 돈을 모아 마련한 자체 예산으로 비용을 충당하는 것에 비춰보면 10%의 재정자립도에 불과한 담양군이 농공단지 입주업체들의 단합대회에 보조금을 지원한 처사는 납득하기 어렵다.
담양군은 앞으로 행사비용을 지원할 때는 신중하게 검토해서 혈세의 낭비를 막고 주민들의 원성을 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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