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작목 생육 지장, 병충해 우려, 사료용 작물 수확 차질
기후 온난화와 밀접한 작목전환 등 대책 필요

4·5월에 이상고온과 큰 일교차, 잦은 비로 일부 작목의 생육에 지장이 생기고 병충해가 우려되는 등 기후 온난화로 인해 작목의 생육주기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9일 비가 내린 뒤 날씨가 활짝 개자 농민이 분주하게 모판을 옮기며 모내기를 서두르고 있는 담양읍 백동리 농촌풍경.
4월과 5월에 평년보다 높은 기온과 큰 일교차, 잦은 강우로 일부 작목들의 생육에 지장이 초래되고 병충해에 의한 2차 피해 우려와 사료용 작물의 수확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며 농가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가 하루 이틀 된 문제가 아닌 꾸준하게 지속돼 온 현상이라는 점에 주목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작목전환이나 병해충방제에 이르는 다양한 방법들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다.
기상청과 국립농업과학원에 따르면 지난 4월의 날씨는 이동성 고기압과 남쪽을 지나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기온변화가 크고 강수량의 남북편차가 컸다.
5월에도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기온은 평년보다 높지만 일교차가 큰 날이 많고 강수량은 평년보다 많거나 비슷했다.
이처럼 낮에는 덥고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한 날씨가 장기간 계속된 것과 맞물려 5~7일 간격으로 비까지 내리면서 영농일정에 차질이 발생되고 있다.
더욱이 사료용 호밀로 곤포 사일리지를 만드는 사람들이 가장 힘들어하고 있다.
곤포 사일리지는 호밀을 베어 햇볕에 말린 후 수확하기 편리하게 모아 두었다가 거대한 롤로 말고, 이것을 래핑용지로 감싸는 작업에 의해 만들어진다.
베는 일부터 모으는 작업, 롤을 만들고 다시 래핑용지로 둘러싸는 각각의 단계들은 거대한 농기계를 필요로 하는데 5~7일 간격으로 내리는 비는 농경지를 질퍽하게 만들어 대형 기계들의 작업여건을 악화시키고 있다.
또 큰 일교차와 잦은 비는 어리고 연약한 모의 생육에 영향을 미쳐 모잘록병이나 뜸모의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맥류 붉은 곰팡이병을 일으키는 요인이 될 수 있어 생육단계별로 주의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평년보다 높은 기온은 갈색날개 매미충 등 각종 병해충의 조기 발생과 발생지역 확대를 초래하고 참깨를 비롯한 밭작물의 파종시기를 앞당기게 하는 등 농업여건을 변화시키고 있다.
특히 갈색날개 매미충의 발생지역 확대현상은 과수농가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 해충은 블루베리, 밤, 감, 배, 사과, 매실 등 대부분의 유실수를 포함한 광범위한 기주식물에 알을 낳아 가지를 말라죽게 한다.
또 약충과 성충이 양분을 빨아들여 생육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생장과정에서 분비하는 배설물은 그을음병을 유발한다.
마늘이나 파, 양파의 뿌리를 갉아 먹어 잎은 물론 심하면 포기 전체를 말라 죽게 하는 고자리파리, 뿌리응애도 발병시기가 4월 중·하순에서 3월초까지 앞당겨졌다.
담배가루이와 총채벌레가 전염시키는 토마토 황화 잎 말림 바이러스병과 토마토 반점 위조 바이러스병도 높은 기온으로 매개충이 증가했다.
병충해만이 아니라 작물의 생육도 촉진돼 블루베리의 경우 지난해보다 수확시기가 2~3일 앞당겨졌으며 참깨의 경우에는 파종시기를 앞당겨 생육기간을 길게 하고 이를 통해 생산량 증대와 품질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이와 함께 벼도 만생종 보다는 조생종 재배를 권장하는 방향으로 방침이 수정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기후 온난화로 인해 작목의 생육주기가 조금씩 달라지고 병해충 발생도 시기가 앞당겨지고 있다”며 “농작물 생육은 기후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 만큼 변화추이를 예의주시해 관내 농업인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