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의 치료비 부담 탓 연명위한 항암치료 어려워



일본군 위안부 피해 참상을 알리기 위한 ‘평화의 소녀상’ 건립이 담양에서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광주·전남의 유일한 생존자인 곽예남(93·대덕면) 할머니가 폐암말기 진단과 함께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고 병마와 힘겹게 싸우고 있다.
더구나 곽 할머니는 안타깝게도 고액의 치료비 탓에 제대로된 암치료는 커녕 연명하는 수준에 머물러 일시적인 방문이나 위로가 아닌 지자체나 주민들의 지속적인 돌봄의 손길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본 기자가 지난 2일 직접 찾아가 뵌 ‘마지막 위안부’ 곽 할머니는 현재 가족들이 마련해준 비닐하우스 속 컨테이너에서 지내고 있었다.
대덕면 용대리 산골짜기에서 거주하고 있는 곽 할머니는 관내 한 요양원에서 생활해 오다 지난 3월 요양원에서 나와 이종조카인 이관로씨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곽 할머니는 20세 무렵 만주로 끌려가 모진 고통을 받고서 결국 중국의 광저우와 상해 인근지역에서 무국적자로 60년 넘게 홀로 지냈다.
이후 곽 할머니는 중국 내 강소방송국을 찾아가 한국 내 가족을 찾아달라고 요청을 했고, MBC프로그램인 ‘느낌표’ 제작진들의 도움을 받아 지난 2004년 가족과 극적으로 만났다. 무국적자 신분이었던 곽 할머니는 보다 쉽게 국적을 회복하고 한국에 오게 됐다.
하지만 중국에서 얻은 피부세포암이 도져 지난해 10월 제거수술을 했고, 두달 후 폐암 4기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게 된다.
곽 할머니는 병원을 오가며 항암·온열치료를 받아야 한다. 허나 허약해진 기력과 고액의 치료비 부담 등 할머니의 여건이 만만치 않다. 꾸준한 암치료 보다는 암의 진행속도를 더디게 하는 조치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얼마남지 않은 듯한 곽 할머니의 여생동안이라도 사람들의 온정을 느끼면서 하루라도 더 살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곽 할머니를 보살피고 있는 이종조카 이관로씨는 “장기간 지속된 병원 생활에 할머니가 힘들어 해 땀이 날 정도로 방안이 따뜻해야 암세포의 증진을 막을 수 있다는 야기를 듣고 컨테이너 건물을 짓고 그 위해 비닐하우스를 덮었다”면서 “온열치료가 1회당 30만원 정도 고액의 비용 때문에 꾸준한 치료도 어려운 실정이며 정부가 지급하는 위안부 피해자 지원금은 ‘사후정산 방식’ 이어서 그 때 그때 필요한 치료비로 활용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또한 이씨는 “위안부에 강제 동원된 피해자 가운데 생존자는 이제 42명이고 현재 관심을 받지 못한 채 쓸쓸하게 여생을 보내야 하는 할머니가 우리 곁에 남아 있다”면서 “할머니의 건강이 여전히 악화되는 가운데 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의 관심과 도움이 정말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