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포도 주산지 충북 영동…와인산업으로 승부수 띄우다
<기획취재>포도 주산지 충북 영동…와인산업으로 승부수 띄우다
  • 김정주 기자
  • 승인 2016.07.07 17: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포도·블루베리 와인산업 연재순서>

 1. 순창 쌍치면 블루베리 와인산업

2. 충북 영동군 포도 및 와인

3. 일본의 포도·와인산업 현황

4. 고서면 포도 와인산업 현주소

5. 미국 나파밸리의 포도 와인산업

6. 나파밸리의 포도산업과 관광·레저

7. 담양과 순창의 나아갈 와인산업 방향

 ----------------------------------

3천여 포도농가 1천554㏊서 2만5천여톤 생산

43개 와이너리에서 레드·화이트·로제 등 제조

영동군, 와인축제·와인아카데미 등 지원 다양

 

와인업계 떠오르는 샛별 ‘박천명·이언희 부부’

FTA체결·홍수출하로 가격부침 가공산업 전환

와인아카데미 창업반 등 경험도 방향선회 작용

자연효모 발효기술, SNS 활용 판로개척 모색

 

 
7월에 접어들며 포장용지에 싸인 포도원의 포도송이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일반적으로 포도는 8월 하순부터 9월 중순까지 수확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무가온 비닐하우스를 운영하는 농가들은 7월초부터 수확할 수 있다.

예로부터 짙은 남보라 빛의 탱글탱글한 열매를 맺는 포도는 특유의 새콤달콤한 풍미는 물론 왕성한 번식력과 생산력으로 다산과 풍요로움을 상징해왔다.

또 소화기능을 촉진하고, 피로를 회복시키며, 피부미용과 혈관질환 개선, 암을 예방하는데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양에서는 고대 그리스시대부터 포도즙을 즐겨 마셨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조선시대 후기에 도입된 이후 전국 각지에서 재배되고 있다.

생과, 즙, 와인, 잼 등 다양한 방법으로 소비되며 여름을 대표하는 과일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지만 FTA체결로 인한 수입포도는 물론 홍수출하로 인한 가격부침도 있어 최근에는 폐업농이 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생과시장에 반해 생과를 가공한 와인산업은 국내시장 4천억원, 세계시장 183조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관광산업과 연계돼 무궁한 성장동력을 지니고 있는 분야다.

이 같은 수요를 경제적인 부로 연결하고자 ▲포도재배에 적합한 기온 ▲비옥한 화산재 토양에서 자란 뛰어난 당도의 포도 ▲오랜 기간 축적된 특출한 기술을 기반으로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칠레, 스페인, 미국 등 와인 강국들은 명품 와인을 내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일본도 정부차원에서 와인을 새로운 수출 기회로 자리매김 하고 브랜드 강화를 촉진하면서 농경지에 IT기술을 활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데 몰두하고 있다.

국내시장의 경우에는 메이저 업체들이 수입하는 수입와인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포도의 고장 충북 영동군은 지자체와 포도농가가 협력체제를 구축하고 와이너리와 와인아카데미를 운영하는 등 포도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며 국내 포도산업을 이끌고 있다.

 

 
#영동군 포도 현황

영동군은 비가림 하우스를 포함한 노지재배 2천592농가(1천335.5㏊)와 시설하우스 413농가(218.5㏊)가 연간 2만4천476.3톤의 포도를 생산, 592억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90농가가 37㏊에서 465톤을 생산해 16억5천500만원의 조수익을 올리는 담양군과 비교하면 34배의 참여농가와 42배의 재배면적, 36배의 소득격차를 보이고 있다.

주요 재배지는 학산면 286㏊를 비롯 영동읍 279.6㏊, 황간면 242.8㏊, 추풍령 211㏊, 매곡면 192.6㏊ 등이며 10아르당 생산량은 노지가 1.6톤, 시설하우스는 1.5톤으로 캠벨얼리, MBA, 알렉산드리아, 청수, 나이아가라, 버팔로 등 품종이 재배되고 있다.

 

#와인산업

이렇게 생산된 포도를 이용해 ‘와인코리아’를 비롯 43농가가 250L나 500L 규모의 용량을 갖춘 와이너리에서 레드, 화이트, 로제, 증류주 등 다양한 와인을 제조해 판매하고 있다.

이들 농가들은 각자 제조한 와인을 보관할 저장고를 갖추고 1~3년을 숙성시킨 와인을 영동군 와인 상설판매장, 와인축제, 홍보행사, 직거래 등의 방법으로 판매하고 있다.

영동군은 주산업인 포도산업을 진흥시키고자 농가들이 와인제조설비나 저온저장고를 설치하는 비용의 일부를 보조하거나 다양한 판촉행사 참여 권유, 대한민국 와인축제 개최, 영동포도 전국마라톤대회 개최 등 다양한 정책들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영동군 농업기술센터는 신규반·창업반·소믈리에반으로 편성된 와인아카데미를 운영해 와인에 대한 기본적인 매너와 양조에 대한 기초지식, 양조학 심화과정을 통해 와인제조업자와 와인감별사를 양성하고 있다.

 

#영동군 와인축제

올해로 7회째를 맞이하는 와인축제는 10월 중순 무렵 영동천 일원에서 4일간 개최되며 영동군과 영동군축제추진위원회, 영동와인연구회가 공동 주최하며 농림축산식품부, 충청북도, 한국지역진흥재단이 후원한다.

지난해 3억4천500만원이 투입돼 개최된 6회 축제에서는 제3회 한국와인대상, 와인음식경연대회 수상팀 먹거리, 와인레스토랑, 영동와인 홍보관 및 와이너리 농가의 시음·판매, 와인 트릭아트 포토존, 와인과 함께 하는 예술마당 및 국악퓨전 공연, 와인 100병을 쏘다, 나만의 와인 만들기(라벨 붙이기), 포도 와인을 이용한 과일음식 홍보와 판매, 와인과 어울리는 치즈·피자 판매 등 와인과 관련된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운영됐다.

 

 
#발품과 SNS로 판로 여는 박천명 농가

영동군 황간면에서 베베마루와인을 생산하는 박천명·이언희 부부는 귀농 7년차의 젊은 농업인이다.

아기처럼 순수함과 정직함으로 와인을 만든다는 의미에서 ‘아기’라는 뜻을 지닌 프랑스어 ‘베베’를 자신들의 브랜드명으로 내걸었다.

서울에서 네트워크 엔지니어로 근무하던 중 아들·딸 쌍둥이가 태어나면서 성적보다는 좋은 추억이 많아야 인성발달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과 가업을 이으라는 부친의 권유로 귀농을 결심했다.

박씨는 지난해까지 부친과 동생과 함께 1만여평의 포도원을 운영했지만 홍수출하로 5㎏ 1상자에 5천원이라는 헐값에 경락되자 자신이 짓던 3천평을 폐업하고 와인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방향을 선회한데는 ‘가공과 판매만이 미래가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지만 2013년 영동군이 운영하는 와인아카데미 기초반과 고급반(창업반)을 수료한 경험도 작용했다.

박천명씨는 포도값이 폭락하자 자신의 포도원에서 생산된 포도를 20%는 생과로 출하하고 80%는 와인을 제조하겠다던 당초 생각을 바꿔 대부분의 최상질 포도를 포도와인을 만드는데 사용했다.

2015년 7월 10일자로 주류제조면허를 받은 풋내기 양조업자지만 ‘로제와인’과 ‘스위트와인’이 한국와인축제와 농림축산식품부가 개최한 제1회 한국와인 페스티벌에서 은상을 받은 것은 물론 2015 6차 산업 가공상품 우수경영체 100선에 선정되는 파란(?)을 일으키며 일약 영동군 와인업계의 떠오르는 샛별이 됐다.

 

 
#박씨의 와인과 판매전략

효모로 발효시킨 로제와인은 레드와 화이트의 중간으로 알콜함량 12%의 청량감과 무겁지 않은 달콤한 맛이 특징이다.

로제에 비해 스위트 와인은 색깔이 더 붉고 더 진한 달콤한 맛을 띠고 있는데 알콜함량은 10%다.

375㎖ 1병에 로제는 2만원, 스위트는 1만5천원인데 영동군의 도움을 받아 박람회나 품평회, 축제장에 개설된 부스에 참여해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직거래를 하거나 블로그, 페이스북 등 SNS를 이용해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SNS를 담당하는 부인 이언희씨는 박람회장을 비롯 각종 행사장에서 “한국에도 와인이 있었습니까?”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SNS를 자신들의 와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보다는 황간면이 가지고 있는 자산인 황간역, 원류봉, 반야사, 다슬기가 서식하는 깨끗한 냇가 등을 소개하고 거기에 와인을 살짝 곁들이는 형식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저 와인은 대체 뭐지?”라는 호기심을 갖게 되면 질문이 들어오게 되고, 또 질문에 대답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포도농가와 와이너리들의 활동상이 알려지게 되는 것은 물론 ‘한국와인이 품질이 좋다’는 점이 부각돼 판매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향후 계획

박천명씨는 한국사람에 맞는 한국와인을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중국시장에서 인정받는 와인을 만들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효모를 이용하는 발효법을 쓰지 않고 자연효모로 알콜을 추출해 와인을 제조하고, 저온저장고도 일정한 온도와 습도가 유지되는 자연 토굴형태로 바꿀 계획이다.

자연효모는 발효과정이 불규칙해 발효가 불완전해질 수 있지만 박 씨는 꾸준한 실험으로 12%의 알콜을 얻어낼 수 있는 기술을 이미 확보했다.

박씨 부부는 말한다.

“후발주자로서 이미 앞서가고 있는 분들이 하고 있는 방식을 답습하지 않겠습니다. 대신 황간면 유일의 와이너리로서 황간면의 자산을 활용해 관광코스와 연계시켜 외가에 놀러 온 듯한 편안함을 느끼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저희가 만든 와인이 ‘최고의 와인’으로 인정받는 과정을 밟다보면 언젠가는 와인명가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전남 담양군 담양읍 추성로 1379번지
  • 대표전화 : 061-381-1580
  • 기사제보 : 061-382-4321
  • 인쇄물,기념품,광고문의 : 061-381-3883
  • 팩스 : 061-383-211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정재근
  • 법인명 : 담양군민신문
  • 제호 : 담양군민신문
  • 등록번호 : 전남 다 00232호
  • 등록일 : 2006-9-14
  • 발행일 : 2006-9-14
  • 발행인/편집인 : 최광원
  • 담양군민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담양군민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dy1@hanmail.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