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단맛·신맛이 조화된 포도가 좋은 와인 열쇠다”
<기획취재>“단맛·신맛이 조화된 포도가 좋은 와인 열쇠다”
  • 김정주 기자
  • 승인 2016.08.01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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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블루베리 와인산업 연재순서>

1. 순창 쌍치면 블루베리 와인산업
2. 충북 영동군 포도 및 와인
3. 일본의 포도·와인산업 현황
①야마나시현의 산토리사와 메르시안사
4. 고서면 포도 와인산업 현주소
5. 미국 나파밸리의 포도 와인산업
6. 나파밸리의 포도산업과 관광·레저
7. 담양과 순창의 나아갈 와인산업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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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토리사---
자사와 계약농가 150㏊ 포도원서 40만톤 생산
양조용포도 10종 재배, 연간 40만병 와인 제조
30~50만원대 고급와인 ‘와인의 제왕’ 키후와인

메르시안사---
고품질 포도생산 목적 자사 포도원 증설 추진
IT기술로 빅데이터 구축 연구소포도원 운영
‘키쿄-가하라 멜롯’ 2015 국제와인콩쿠르 금상

 

#국외취재를 떠나며


우리나라와 인접한 일본은 브랜드 강화를 촉진하고 저마다 추구하는 와인 맛에 맞는 포도를 생산하고자 농경지에 IT기술을 활용하는 빅데이터에 의한 농업혁명을 추구하는 등 품질향상을 위한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본 취재는 IT기술을 접목한 재배와 뛰어난 와인제조기술로 고급 와인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일본의 포도 재배방법과 와인제조기술, 상품의 인지도 획득 등의 과정을 알아보고자 하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이에 당초 취재대상이었던 산토리사의 야마나시현 토미노오까 포도원과 와이너리, 샤또 메르시안 와인공장과 자사 포도원, 삿뽀로맥주사의 와이너리와 포도원에 더하여 취재대상은 아니었지만 배울 점이 많은 일본제일 북해도와인주식회사의 와인갤러리와 와이너리도 함께 취재했다. 이번 호에는 야마나시현의 산토리사와 메르시안(주)를 게재한다.

 
#야마나시현의 포도농업


야마나시현은 일본 혼슈(本州) 중부 내륙에 있는 현으로 산악지형이며 북서부에 해발 3천192m의 시라네 산(白根山)과 남쪽 접경에 3천776m의 후지산(富士山)이 있고, 후지 강과 그 지류들이 흐른다.


남쪽에는 후지산 주변에 야마나카호(山中湖), 가와구치호(河口湖), 사이코호(西湖), 쇼지호(精進湖), 모토스호(本栖湖) 등 5개의 호수가 있는데, 이 후지 5호 주변은 관광자원이 많이 일찍부터 개발이 촉진됐다.


따뜻하고 건조한 기후에 적합한 농업이 발달됐는데 뽕밭과 복숭아, 사과, 자두 과수원이 많고 유명한 코슈(甲州) 포도가 재배된다.


이렇게 재배된 작물들은 소규모 공장들로 옮겨져 직물과 가공식품을 생산하는데 쓰여진다.


특히 연평균 1천100㎜의 강수량은 프랑스 보르도지방의 850㎜ 보다는 많지만 일본 평균치인 1천600㎜보다는 적어 포도재배에 유리하다.


또 연평균 일조시간이 2천250시간으로 일본 평균치 1천900시간이나 보르도의 2천시간 보다 월등히 길 뿐만 아니라 높은 표고와 낮은 습도에 밤낮의 기온차도 커 당도가 높은 포도를 생산할 수 있다.

 
#산토리사의 토미노오까 와이너리
산토리사는 와인으로 창업해 위스키 등 주류 전반으로 사업을 확장한 일본 유수의 주류회사로 자사가 운영하는 토미노오까 와이너리는 야마나시현 동쪽 끝 산자락에 자리잡고 있다.


해발 600m 고지의 150㏊에 이르는 자사와 계약재배농가의 포도원에서 10종류의 양조용포도 40만톤을 재배해 연간 750㎖ 기준 40만병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제품별로는 적포도주 55%, 백포도주 40%, 로제 5% 비율로 24브릭스의 높은 당도에 산미의 밸런스를 맞춘 다양한 와인을 생산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각각의 와인에 따라 사용하는 품종이 달라 단일 품종으로 와인을 만들기도 하지만 원하는 맛을 내기 위해 몇 가지 품종을 섞기도 한다.


쿠보다 찌에코씨는 “코후지방의 토양과 기후, 환경에서 자란 포도의 특성을 반영한 와인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전세계적인 일본식 붐에 힘입어 일본 와인도 품질향상과 국제행사 수상에 따른 인지도 향상으로 소비가 늘어나 포도가 부족한 실정이다”고 설명했다.


쿠보다씨는 또 “그러나 농가 고령화 추세가 이어짐에 따라 재배지가 줄어들게 되자 야마나시현 차원에서 신규 포도농가들을 지원하게 됐다”며 “산토리사의 포도원은 이런 사람들의 연수장소로 이용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산토리사의 키후(貴腐)와인
1975년 키후포도를 이용해 일본에서 최초로 생산된 키후와인은 ‘와인의 제왕’으로 불리며 뛰어난 맛과 향, 당도가 희소성과 결합돼 귀하게 여겨지고 있다.
포도나무에 매달려 숙과가 되는 과정에서 키후균에 감염된 포도로 만드는데 워낙 당도가 뛰어나고 독특한 향이 있지만 습도가 높거나 일조량이 불량하면 이 포도를 얻을 수 없다.
이런 이유로 키후와인은 뛰어난 풍미에도 불구하고 생산량이 극히 적어 30만~50만원대의 높은 가격에 팔려나가고 있다.

#토미노오까와 와인들
토미노오까에서 생산된 와인들은 각각에 맞는 효모를 사용해 발효를 시키는데 계약재배농가에서 생산된 포도로 20종의 와인을, 자사 포도원에서 생산된 것으로 10종류의 와인을 만들어내고 있다.


오크통에 담아 지하 저장고에 발효시키기도 하고 스텐레스 탱크에 담아 숙성시키기도 하는데 알콜함량 12% 전후의 부드럽고 마시기 쉬운 와인들을 주로 생산한다.


토미노오까의 축척된 기술을 바탕으로 1970년대부터 열정 있는 전국의 포도농가들과 함께 개별 산지의 기후나 품종의 개성을 반영한 포도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특히 일본 고유의 품종이나 유럽계 품종 가운데서도 일본의 독특한 맛과 어울리는 특성을 지닌 포도를 엄선해 재배하는데 화이트 와인 계열로는 코슈와 리스링 포르테가, 레드와인 계열로는 머스캣베리A와 메를 앤 카베른 소비뇽 품종이 대표적이다.


이렇게 생산된 포도로 만든 ‘품종시리즈’ 와인이 2016년 CITADELLES DU VIN 콘테스트에서 금메달을 수상했다.


쿠보다씨는 “산토리 와인은 1차 발효 후 오크통이나 저장조로 옮겨져 숙성되고, 나중에 병에 담겨져 2차 숙성을 거치는데 와인의 개성이나 맛을 감안해 저장방법을 결정한다”며 “일본 각지의 마트나 중개상, 도매상, 백화점은 물론 인터넷, SNS 등 방법으로 와인을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르시안사의 역사관
야마나시현 코후시 동편 산자락에 자리 잡은 샤또 메르시안사는 명치시대 일본 근대화 과정에서 국책사업으로 프랑스로 유학을 보내 와인제조법을 배워 온 사람들과 함께 최초로 와인을 만든 미야자키 코다로(宮崎光太郞)씨가 1886년 대일본 야마나시 포도주회사를 창립하면서 시작됐다.


야마나시사는 당시 와인 외에도 여러 종류의 술을 생산했는데 나중에 일본 소주를 만드는 미원사, 일청양조를 흡수한 미야코사와 통합과정을 거치며 2차대전 이후인 1945년 메르시안으로 재출발했다.


메르시안사의 역사관은 야마나시사의 초창기 2개의 건물 가운데 현존하는 목조건물로 1904년에 건축됐다.
초기 수작업에 의한 와인제조설비부터 2천800L에서 3천L 용량의 ‘타루’라 불리는 거대한 오크통, 일본 포도주 제조의 기원을 설명하는 사진자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료들을 갖추고 있다.


또 역사관과 마주한 곳에 새로운 건물을 짓고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다양한 요리와 자사가 생산한 포도주, 여러 가지 소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메르시안사의 와인과 포도원


메르시안사는 수확된 포도에서 나쁜 송이를 골라내고 세척과 파쇄과정을 거쳐 발효조에 집어 넣고 개별 와인의 특성에 맞는 효모를 넣어 발효를 시킨 후 불순물을 걸러내고 오크통에 담아 1년여를 숙성시킨다.


코후시 왼쪽부 고분지에 있는 카츠노누마 포도원은 강수량이 적고 일조량이 많은데다 일교차가 커 양질의 양조용 포도를 재배할 수 있는데 산토리사와 마찬가지로 좋은 포도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이고 있다.


특히 연구소가 운영하는 포도원은 ICT기술을 접목시켜 빅 데이터에 의한 농업혁명을 추구하고 있는데 회사기밀로 공개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다만 안내를 맡은 와타나베씨로부터 “일본 국산 포도만을 사용한 일본 와인의 판매가 순조로워 ‘샤또 메르시안’의 2014년 판매량은 최근 5년간 2배 이상 증가해 자사관리 포도원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잎담배, 오디 등을 재배하던 농지를 임대해 2017년 봄부터 약 3만5천 그루의 포도를 재배해 2023년까지 연간 약 35만톤의 포도를 수확할 계획”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그는 또 “그동안 일본 와인의 원료가 되는 포도의 80% 이상을 계약농가와 거래재배로 확보해 왔지만 농가의 고령화나 후계자 양성이 곤란한데다 와인수요 증가에 따라 포도원료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돼 자사 관리 포도원을 현재의 20㏊에서 80㏊로 늘릴 방침이다”고 덧붙였다.


특히 “연구소 포도원에서는 IT를 도입해 온도·습도·강우량·풍속 등을 측정하는 기상센서로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최적의 수확기를 판단하고 있다”며 “센서 수를 늘려 폭넓은 데이터 수집해 품질 면에서도 칠레와인과 차별화시킨 부가가치를 강점으로 판매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들려줬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에서 와인 원료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캠벨얼리 품종에 대해 “식용포도는 산미가 부족하고 당도도 높지 않아 좋은 와인을 만드는데 부적합해 포도주 원료로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단호히 말했다.

#메르시안사의 와이너리
메르시안사는 대체로 12월~2월을 준비기간으로 보고 꽃이 피는 5월부터 웃자라거나 불필요한 가지들을 잘라내고, 송이 고르기를 하는 등 질 좋은 포도를 수확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화이트와인은 청포도(시로부도) 계열을 사용하며 로제와인이나 레드와인은 붉거나 검정포도를 사용한다.
재배방법도 양조용 포도는 지면과 가까운 곳에서 가지가 위로 올라가는 일반적인 담장형태로 남북방향으로 포도나무를 심고 축적된 기술과 경험을 활용해 10~15년생 나무에서 수확된 20종의 포도로 여러가지 와인을 제조하고 있다.


착즙된 와인 원료는 타루라 불리는 750㎖ 기준 300병을 만들 수 있는 225L 용량의 오크통에 담아 15~17℃ 온도에 70% 습도로 보관하는데 1천개의 타루가 있다.


타루의 원료로는 프랑스산이나 미국산을 사용하는데 어떤 와인을 만들 것인가에 따라 향기나 산도 등을 고려해 타루의 종류를 결정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병에 넣어 저장하는 방법도 사용한다.


와타나베씨는 “일본산 포도로 만든 자사 와인 ‘샤또 메르시안 키쿄-가하라 멜롯’이 2015 국제 와인 콩쿠르에서 금상을 수상하는 등 세계적으로 ‘일본 와인’에 대한 평가도 높아지고 있다”며 “이러한 좋은 조건에 힘입어 일본 각지의 마트나 중개상, 도매상, 백화점은 물론 인터넷, SNS 등 방법으로 매출이 증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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