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캠벨도 원액을 농축시키면 질 좋은 와인 가능”
<기획취재>“캠벨도 원액을 농축시키면 질 좋은 와인 가능”
  • 김정주 기자
  • 승인 2016.08.18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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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블루베리 와인산업 연재순서>

 

1. 순창 쌍치면 블루베리 와인산업

2. 충북 영동군 포도 및 와인

3. 일본의 포도·와인산업 현황

①야마나시현의 산토리사와 메르시안사

②북해도의 삿포로사와 북해도와인(주)

4. 고서면 포도 와인산업 현주소

5. 미국 나파밸리의 포도 와인산업

6. 나파밸리의 포도산업과 관광·레저

7. 담양과 순창의 나아갈 와인산업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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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 풍토·개성 반영 품종육성 부단한 노력

직영·계약 포도원 보유…최고 포도 원료 사용

 

소비자층 겨냥 독특한 맛 생산 브랜딩 기술

일본이 와인 신흥 강국 떠오르는 이유 짐작

 

아시아인 취향 맞게 식용포도로 와인 제조

발효방법·농축 과정 통해 원하는 당도 얻어

 

 

 
#북해도(北海島)

북해도는 북위 41~45도에 위치한 섬이며 전체 면적이 7만7천984㎢로 일본 열도에서는 혼슈 다음으로 2번째(세계 21번째)로 큰 섬이다.

남쪽의 혼슈(아오모리 현)와는 쓰가루 해협으로 갈라져 있는데 해저터널인 세이칸 터널을 통해 혼슈와 연결돼 있다.

2000년 기준 북해도 내 총생산의 산업별 구성비는 1차 산업이 3.3%, 2차 산업이 22.4%, 3차 산업이 74.3%를 보이고 있는데 일본전역의 경작지 4분의 1이 북해도에 있다.

이 농지에서 생산되는 쌀과 보리, 감자와 고구마, 양파, 호박, 귀리, 그리고 우유와 쇠고기의 생산량은 일본 전역에서 1위이며, 삼림 또한 일본 삼림의 22%를 차지하고, 수산물도 일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관광산업은 북해도의 중요한 산업으로 시원한 여름기후로 본토의 더위와 습기를 피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며 겨울에는 스키를 포함한 동계 스포츠를 즐기러 오는 내외국인 관광객이 많다.

본 취재와 관련해서는 삿포로맥주사의 와이너리와 포도원에 더하여 당초 취재대상은 아니었지만 배울 점이 많은 일본제일 북해도와인주식회사의 와인갤러리와 포도주 제조공장을 소개한다.

 

 
#삿포로사

<그랜드 폴레르 와이너리>

 삿포로맥주로 잘 알려진 삿포로사는 오카야마현의 카츠누마 와이너리와 함께 야마나시현에 그랜드 폴레르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취재에서는 그랜드 폴레르 와이너리를 방문했다.

이곳에서는 연간 단맛과 떫은 맛 각각 6종류의 와인을 750㎖ 기준 6만병을 생산하고 있다.

원료로는 케르나, 뮤라투르가, 비노노아르, 츠바이 케르트 레베, 샤르드네, 캬베르네소비뇽, 메를로, 코슈, 카이 노아르, 머스캣 베리A, 머스캣 베리 알렉산드리아, 시라 등의 품종을 사용한다.

선과와 세정을 거쳐 착즙된 원액들은 오크통에 담겨 지하 저장고에 저장하거나 스테인레스 탱크에 옮겨지며, 와인의 종류에 따라 1년에서 4~5년의 숙성과정을 거친다.

삿포로사 와이너리에서도 산토리사에서처럼 키후균에서 이름을 따온 키후와인을 생산하고 있는데 2007년 일본 국산 와인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했고, 2년 뒤 영국에서 열린 IWSC에서 은상을 받았다.

일본과 영국 등 유명한 와인대회에서 입상한 이 와인은 1병에 3만2천400엔, 우리나라 돈으로 약 40만원의 고가에 판매되고 있었다.

쿠마구치씨는 “그랜드 폴레르 와이너리에서 생산된 와인들은 슈퍼마켓이나 술집, 백화점, 레스토랑, 인터넷 등을 통해 일본 전국으로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싱글 바인야드 시리즈>

싱글 바인야드 시리즈는 포도밭의 개성과 양조장인의 불굴의 노력이 응축된 그랜드 폴레르가 생산하는 최고의 와인이다.

쿠마구치씨는 “일본 와인의 한층 더 뛰어난 맛을 추구하려는 일념으로 정성들여 가꾼 포도를 원료로 장인의 집념을 응축시킨 희소성 있는 와인”이라고 설명했다.

먼저 아즈미노 이케다는 보다 질 좋고 이상적인 포도를 재배하고자 최적의 재배지를 찾는 과정에서 찾아 낸 포도원으로 580m 평균 표고에 청량한 기후와 포도밭에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특징이다.

이곳에서 재배된 포도로 만든 메리타쥬, 시라, 샤르드네 3종의 와인은 그랜드 폴레르 와이너리 가운데서도 단연 빛을 발하고 있다.

또다른 바인야드 시리즈인 홋카이도 요이치 피노 노아르는 삿포로사와 협동계약을 맺은 홍진(弘津)씨의 포도원에서 재배된 포도를 원료로 사용한다.

포도재배로 명망이 높은 요이치시 포도농가들 가운데서도 홍진씨는 포도농업의 개척자로 불린다.

이 포도밭의 개성을 응축시킨 최고 품질의 포도만으로 만든 와인이 북해도 요이치 피노 노아르로 일본 내에서는 재배가 어려운 것으로 여겨지는 탓에 희소가치가 높다.

 <프리미엄 시리즈>

삿포로사는 또 일본의 독특한 풍토에서만 생산할 수 있는 특별한 그랜드 폴레르 프리미엄 시리즈 와인을 생산한다.

이를 위해 북위 43도의 북해도, 37도의 나가노, 36도의 야마나시, 35도의 오카야마 등 4곳에 포도원이 운영되고 있다.

‘와인은 포도산지의 풍토를 반영해 나온다’는 철학에 바탕을 두고 그랜드 폴레르에 사용되는 포도는 4개 지방 토지의 풍토를 농염하게 반영한 일본에서만 나오는 포도로 매년 재배농가들이 토지에 적합한 품종을 정성스럽게 육종하고 있다.

프리미엄 시리즈 가운데 북해도는 침엽수림과 해풍의 냄새가 나는 요이치 지역에서 생산된 포도로 만든 와인이다.

요이치 지역은 독일의 유명한 양조지역과 풍토가 비슷한데 동해를 굽어보는 기복이 많은 경사지에 포도밭들이 자리를 잡고 츠바이 게르트 레베(적포도주)와 드라이 케르너(백포도주)를 만들어낸다.

삿포로사는 냉랭한 기후와 장마가 없는 적은 강수량, 평균기온과 일조량이 독일과 비슷한 요이치 지역에서 포도농사를 시작했는데 향기가 화려한 아로마틱 품종의 산지로서도 주목받고 있다.

나가노 지방은 큰 강물이 흐르며 적은 비와 풍부한 일조량으로 프랑스계 품종을 재배하는데 적합한 풍토를 지니고 있다.

삿포로사는 치구마강 유역에 1975년 자사 포도원 ‘후루사토(고향) 포도원’을 열고 적포도주 메를로 앤 캬베르네 용도로 캬베르네 소비뇽을, 백포도주 나가노 샤르드네 원료로 샤르드네를 재배했는데 산미가 좋고 개성이 강해 세계 와인 콩쿠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야마나시는 고온다습한 일본 기후에 적합하지만 유럽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전통적인 재배방법에 따라 일본 고유 품종인 코슈(적포도)품종과 야마나시에서 육종한 카히 노아르(백포도)를 전통과 혁신, 재배농가의 지칠 줄 모르는 탐구심으로 일본와인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레드와인 계열인 카히 노아르와 화이트와인 계열인 코슈 카라구찌가 생산된다.

오카야마지방은 포도 생육기간의 평균기온이 20℃ 이상으로 따뜻하고 바람도 평온한 지대로 온난한 기후에 적합한 이집트 원산의 머스캣 오브 알렉산드리아(백포도주)와 머스캣 베리A(적포도주), 일본에서 육종한 레드와인용 머스캣 베리A를 재배한다.

정성들여 키운 포도는 과일이 지닌 고유의 풍미나 맛의 차를 최대한 표현해 낸 와인으로 성장·발전하고 있다.

 

 

#북해도 와인 주식회사

북해도 오타루시에 위치한 일본제일 북해도 와인(주)은 북해도에 와인의 원료공급을 위한 직영농장으로 지지(知志)의 원(園), 발상(發祥)의 원(園)과 함께 와인생산을 위해 학소(鶴沼) 와이너리 오피스, 와인사료관, 포구(浦臼)관광공사 착즙(搾汁)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와이너리 오피스는 와인을 전시·판매·시음하는 와인갤러리와 와인제조 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일본에서 생산된 포도로 일본와인을 생산한다.

연간 250만병을 생산하며 자사 직영 포도원과 북해도 계약농가 350호와 함께 일본에서 가장 큰 면적인 447㏊의 포도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광활한 포도원에서 연간 7천~8천톤의 포도가 생산되며, 이곳에서 1천500~3천톤을 포도주 원료로 사용한다.

특히 이 회사는 산토리·메르시안·삿포로사와는 달리 식용포도인 캠벨얼리 품종으로도 와인 원료로 사용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와인을 캠벨로 담그는 우리나라 실정에 비춰 시사점이 컸다.

안내를 맡은 타케우치 코지씨에 따르면 1㎏의 포도로 750㎖ 포도주 1병을 만들 수 있는데 2천500톤이면 250만병을 양조할 수 있다.

 <와인 제조 공정>

타케우치씨의 안내에 따라 와인 제조 공정을 살펴봤다.

본격적인 공정에 앞서 2.2m 직경에 10m 높이의 거대한 와인 숙성용 탱크들을 볼 수 있었다. 이 탱크는 2만5천병 용량으로 와인을 숙성시키고 불순물을 정제하는 용도로 사용되는데 탱크 온도를 10℃로 유지하고자 지하수를 끌어 올려 탱크 표면에 흘러내리게 하고 있었다.

와인제조는 선별과 세척을 거친 포도를 껍질과 씨를 분리하는 과정부터 시작되며 1일 100톤의 포도가 500㎏ 용량의 분리기를 거쳐 300개의 탱크로 옮겨진다.

분리공정을 거친 원료는 초강력 펌프를 통해 백포도주용은 2라인으로, 적포도주용은 3라인으로 옮겨진다.

백포도주용 원료는 포도의 과육과 즙을 분리해 내고자 깔대기 모양의 하단부에 쇠그물이 설치된 스킨 컨택트에서 1일간 머무른다.

이렇게 얻은 프리 런 주스는 2천엔 이상의 중고가 와인의 원료로 사용되며, 이 과정을 거친 잔재물들은 다시 강제로 즙을 뽑아내는 프레스 런 과정을 거쳐 1천엔 이하의 저가 와인을 만드는데 쓰여진다.

레드와인은 효모가 첨가된 발효과정을 거치는데 이 과정에서 알코올과 탄산가스, 열이 발생해 변질될 우려가 있다.

1차 발효는 변질되지 않도록 휘젓는 작업과 발효조 하부에 설치된 파이프를 통해 원액을 받아내 다시 발효조 상부로 부어주는 작업을 1일 4회 반복하는 것으로 짜여진다.

1차 발효를 마친 원액들은 2차 발효조를 거친 뒤 불순물과 찌꺼기를 걸러내는 세척과정을 거쳐 레드와인 전용 저장고로 옮겨진다.

이렇게 세척과 숙성과정을 거친 와인들은 파이프를 타고 병작업실로 보내져 180㎖, 360㎖, 370㎖, 500㎖, 750㎖ 등 다양한 크기의 병에 담겨진다.

타케우치씨는 “세척과정에서 나온 찌꺼기들은 여성용 화장품 원료로 사용된다”며 “병은 반드시 새 것을 사용하고 코르크는 스페인산과 포르투갈산, 프랑스산이 있는데 1급 와인에는 프랑스산을 사용한다”고 들려줬다.

 <캠벨 포도 디저트 와인>

 와인갤러리에서 2013년산 와인 3종류를 시음할 기회를 가졌다.

피노 프랑은 미네랄 맛이 가장 강한 와인으로 생굴과 잘 어울리며, 오크통 제조 명인 타자키 마사노부가 제작한 오크통에 보관한 츠바이 게르트는 폴리페놀 함량이 가장 높은 와인으로 3천460엔의 고가에 팔고 있다.

식용포도인 캠벨얼리로 제조한 디저트 와인은 달콤한 맛을 좋아하는 일본과 아시아 소비자를 겨냥한 것인데 김치와 어울린다는 의외의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타케우치씨는 “발효과정에서 효모가 당분을 모두 먹어버리면 맵고 텁텁한 맛의 ‘카라이 와인’이, 중간에 당분을 남기면 달콤한 풍미의 ‘아마이 와인’이 된다”며 “북해도의 토양과 기후에 맞는 묘목을 찾아 잘 가꾸고 소비자들이 원하는 맛의 와인을 만들어내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식용포도로 와인을 만드는 것에 대해 “설탕을 넣지 않고 낮은 당도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와인 1병에 1㎏가 이닌 2㎏의 포도가 들어간다”며 “발효과정 중간에 원하는 단맛이 나올 때를 맞춰 강제로 발효를 중단시키는 과정이 필요하고, 이렇게 해서 나온 원액을 다시 농축시키면 원하는 당도를 얻을 수 있다”고 들려줬다.

그의 말은 식용 포도인 캠벨을 원료로 설탕과 효모를 가미해 포도주를 담그는 것이 보통인 충북 영동이나 담양군 고서면 등 우리나라 와인제조 농가들이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

앞서 취재한 산토리사나 메르시안사가 “당도가 높지 않고 산도도 부족해 질 좋은 와인을 생산기 어려워 식용포도는 와인 원료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 말과 대조를 보였다.

그러나 북해도사는 통념을 깨고 소비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고자 설탕을 첨가하지 않고도 발효방법을 바꾸고 농축시키는 과정을 통해 얼마든지 당도와 산도를 맞춘 질 좋은 와인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이와 함께 다른 와인제조사들과 마찬가지로 기업과 농가가 힘을 모아 산지의 기후와 풍토에 맞는 품종을 육성해내는 부단한 노력, 최고의 맛과 향을 지닌 포도를 원료로 사용하는 정직함, 타깃이 되는 소비자층을 겨냥한 독특한 맛의 와인을 만들어내는 브랜딩 기술 등은 일본이 신흥 와인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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