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적지만 강한’ 고급와인 주력…“판로 승부수를”
<기획취재>‘적지만 강한’ 고급와인 주력…“판로 승부수를”
  • 김정주 기자
  • 승인 2016.11.18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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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블루베리 와인산업 연재순서>
1. 순창 쌍치면 블루베리 와인산업
2. 충북 영동군 포도 및 와인
3. 일본의 포도·와인산업 현황
①야마나시현의 산토리사와 메르시안사
②북해도의 삿포로사와 북해도와인(주)
4. 고서면 포도 와인산업
5. 미국 나파밸리의 포도·와인산업
6. 나파밸리의 포도산업과 관광·레저
7. 담양과 순창의 나아갈 와인산업 방향

행정은 기술·디자인 개발, 농협은 판매시장 개척
담양 유기농 등 최고 품질 포도와인 경쟁력 충분
관광·문화·역사자원 연계 마케팅 전략 병행해야

순창 블루베리와인도 농협 연계 판매망 구축을

 
#취재를 마무리하며
담양과 순창에서 생산되는 포도·블루베리 와인의 세계화를 꿈꾸며 시작한 기획취재도 어느덧 마무리 시점이다..


본 취재는 연간 183조원 규모에 이르는 세계 와인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담양군과 순창군이 포도·블루베리 재배농가들의 소득을 증대하고, 2차 가공한 와인과 함께 포도원과 문화자원을 관광상품과 결합한 6차 산업으로 어떻게 나아갈 것인지를 국내외 와인 선진지의 사례를 통해 찾고자 하는데서 시작됐다.
이를 위해서는 담양과 순창의 현주소를 알아보고 국내 선진지 사례와 해외의 그것들을 비교해보는 작업이 필요했다.


이에 따라 현지조사와 문헌자료를 통해 작물의 재배와 기후조건, 토양, 시비법, 수확 및 판매처, 저장, 와인의 제조 및 판매방법 등을 살펴보고 담양·순창의 그것과 비교해 개선방안을 찾는데 중점을 두었다.

#

 
국내 포도·와인산업


우리나라 포도산업은 고온건조한 기후와 일조량이 많은 곳에서 높은 당도의 포도가 수확되는 포도 고유의 속성들은 크게 따지지 않고 전국 곳곳에서 포도가 재배돼 수확기가 다가오면 홍수출하로 가격경쟁력을 잃고 있다.


더욱이 포도를 대체할 수입과일의 범람과 FTA 발효로 외국산 포도에 시장을 급속하게 잠식당하며 소득이 감소한 포도재배 농가들은 지방정부로부터 폐업지원금을 받고 애써 가꾼 포도원을 폐원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충북 영동군이나 담양군은 식용포도인 캠벨얼리 품종의 포도를 생과로 판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일부 농가들만이 부가가치가 높은 와인에 눈을 뜨고 자구책으로 와이너리를 운영하기 시작하는 단계에 머물고 있다.


와인으로의 방향전환은 포도생과 1㎏의 가격이 4천원을 밑도는 것에 비해 같은 양의 포도로 담은 750㎖ 와인 1병은 1만5천원에서 2만원으로 4~5배에 이르는 것과 비교하면 타당한 것으로 여겨진다.


충북 영동군의 경우 이같은 사실을 비교적 일찍 깨닫고 영동군과 포도재배농가들이 힘을 모아 와인아카데미나 와인축제, 와인페스티벌 등을 개최하며 발 빠르게 대처해 왔지만 아직까지는 갈 길이 멀다.
세계시장 진입은 고사하고 국내 주류시장에서도 맥주와 소주, 막걸리에 밀려 좀처럼 활력을 얻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나마 있는 틈새시장마저 굴지의 대형 유통회사들이 들여온 수입와인에 치여 판로를 확보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물론 그 중에는 규모화된 포도원과 와이너리를 갖추고 음식과 숙박, 체험 등을 결합한 판매전략을 구사하는 경우도 없지는 않지만 기업수준까지 발전한 곳은 눈에 띄지 않았다.
황간면의 박천명 농가도 많은 실험을 통해 자연효모 발효법을 체득하고 한국와인축제 출품과 SNS를 활용한 다양한 홍보로 판로를 개척하고 있지만 소규모 자영업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본 포도·와인산업


일본은 야마나시현과 북해도를 중심으로 포도와 와인산업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야마나시현은 연평균 1천100㎜의 강수량에 2천250시간의 연평균 일조시간, 높은 표고와 낮은 습도, 밤낮의 큰 일교차로 당도가 높은 포도를 생산할 수 있는 최적의 요건을 갖추고 있다.


최적의 조건에서 정성을 들여 가꾼 포도로 와인을 만들고 이름난 국제 와인대회에 출품해 상을 받으면서 일본 와인은 세계시장을 향해 뻗어나가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자사 포도원의 포도는 물론이고 인근 포도재배농가들과 계약재배한 전량을 수매하지만 원료가 되는 포도가 부족해 애를 먹는다고 하소연할 정도다.


북해도제일와인주식회사는 산토리사나 메르시안사, 삿포로맥주사와는 달리 식용포도인 캠벨얼리 품종으로 와인을 만들고 있어 주목을 끌었다.
이 회사는 1㎏의 포도로 750㎖ 포도주 1병을 만드는 일반적인 방법을 따르지 않는 대신 설탕을 첨가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당도와 산도를 얻고자 750㎖ 1병에 2㎏의 비율로 포도를 사용한다.


또 일정한 발효단계가 되면 강제로 발효를 중단시키고 이를 농축하는 방법으로 자신들이 설정한 기준을 충족시킨다.
부족한 당도를 올리고자 설탕을 첨가해 와인을 제조하는 것이 보통인 우리 농가들과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미국 포도·와인산업
미국 캘리포니아의 나파밸리는 드넓고 비옥한 토양에 포도재배에 최적인 기후조건까지 맞물려 세계를 상대로 하는 미국 와인산업을 이끌고 있는 곳이다.


나파밸리가 포도와 와인산업이 발달하게 된 데는 건조한 지중해성 기후와 낮과 밤의 큰 일교차, 비옥한 토양이 포도재배와 딱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곳의 와이너리들은 아름답고 넓은 포도원을 웨딩, 연회, 각종 파티장소로 대여하고, 식당, 와이너리 투어, 기념품 판매장, 스페셜 회원제 운영 등을 도입해 자신들이 만든 와인을 판매·홍보하며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다시 말해 포도를 생산하는 1차 산업부터 와인을 가공하는 2차 산업, 관광 및 서비스가 결합된 3차 산업이 복합적으로 결합된 경영전략으로 부를 축적해나가는 것이다.
홍수출하로 포도 값이 폭락할 걱정 없이 오직 좋은 포도로 좋은 와인을 만드는 것에 관심을 두고 세계시장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은 정말 부러울 정도였다.


와인 산업에 더하여 나파밸리의 쾌적한 기후와 아름다운 경관, 드넓은 포도원과 맛깔난 요리, 온천 등은 관광분야의 발전도 함께 촉진해 오베르쥐 뒤 솔레이, 매도우드 리조트 등 세계적인 하이앤드 호텔을 비롯 크고 작은 다양한 숙박업소와 음식점, 기념품 판매점 등에는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도시전체가 활기를 띠고 있다.

#담양과 순창의 현주소
담양의 포도와 순창의 블루베리는 포화상태에 이른 생과시장에만 의존하며 가격경쟁력을 잃고 폐업지원금을 지급하며 재배면적을 줄이는데 급급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나마 가공분야에 전망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뒤늦게 와인산업에 뛰어들었지만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순창의 경우는 1차 생산분 800병의 판매가 극도로 부진해 추가적인 생산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담양의 경우는 유기농 포도로 만든 와인이라는 희소성과 외부 인사들에게 특산물로 고서와인을 선물하는 담양군의 배려, 농가의 판로개척 노력 등으로 연간 3천병 내외를 생산해 판매하는데 그치고 있다.

#와인산업 나아갈 방안


우선 생과시장에 의존하는 포도와 블루베리산업의 방향을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잼과 주스, 즙에서 한 단계 진전된 것이 와인이라면 이제부터라도 와인에 대해 좀 더 적극적인 연구와 투자를 모색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수정돼야 한다.


어느 특정 농가를 지정해 보조금을 지원하고 와인판매를 도와주며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만으로는 전체 농가가 생산하는 포도·블루베리를 감당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폐업지원금으로 생산량을 조절하는 1차원적인 방법도 농가소득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
농가가 정성들여 가꾼 포도·블루베리 전량을 수매해주고, 이 원료로 좋은 와인을 만들어 세계시장에 내다 팔아 이익을 거둘 수 있는 선순환고리를 형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보조금을 지급해 재배면적을 줄여나가는 단기적인 관점을 버리고 행정과 농협, 농업인단체가 참여해 5년 이상 여유를 두고 와이너리를 건립해 운영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우선 담양군은 이미 농업기술센터가 자체개발한 담향과 죽향딸기가 성공을 거두고 있을 만큼 우수한 연구인력은 물론 솜씨 있는 그래픽 디자인 전문가, 유능한 농식품유통 전담 부서를 보유하고 있다.


연구인력에게는 담양의 기후와 풍토에 맞는 포도품종과 표준화된 재배 매뉴얼 및 뛰어난 품질의 와인을, 디자인 전문인력에게는 병 모양부터 라벨에 이르는 제품디자인과 포장재를, 유통부서에게는 국제 와인콩쿠르 출품을 비롯한 홍보를 맡게 한다.


또 농협은 국내외 와인시장을 깊이 있게 연구하고, 담양군의 작업들이 진척되는 단계에 맞춰 소믈리에 양성, 원가분석에 의한 적정수매가 산정, 와이너리 운영방법 등을 준비해나가는 한편 전국 하나로마트 매장과 연계해 판매루트를 확보해 나간다.
농업인은 오직 좋은 포도를 재배하고자 토양관리부터 비배관리에 이르는 매뉴얼을 성실히 이행해 최고 품질의 포도를 생산하는데 전념한다.


상황이 무르익으면 담양군과 농협, 농업인이 비용을 분담해 규모를 갖춘 와이너리를 건립하고 와인을 생산·판매해 경영비를 제외한 수익을 투자한 지분에 따라 나눈다.
이 방법은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시설투자를 보조하는 방법, 또는 공공비축미처럼 일시적으로 수매를 하는 기존의 방식들과 차별성을 지니고 있다.


보조금 지급이나 시설투자 보조는 특정 농가나 영농조합법인 등에 국한되며 일정한 기간(통상 5년)이 지나면 소유권이 개인이나 단체로 완전히 넘어가는 형태여서 해당 분야 전체로의 파급효과는 미미하다.
또 특정 개인이나 단체에 일방적인 특혜를 주는 측면에서 형평성시비가 끊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되레 지원을 받은 농업인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보조금 사냥에 열중하게 하는 역기능마저 양산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비해 새로운 방식은 담양군의 입장에서 볼 때 성공적인 와인을 만들어 내기만 한다면 초기 투자비용은 매몰비용이 아니라 항구적인 세외수입을 확보하는 좋은 방안이 된다.
농협은 제품의 개발과 디자인은 물론 포장재 개발 등에 대한 부담을 덜고 좋은 시설을 도입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데다 조합원인 포도농가들의 소득까지 책임지게 됨으로써 조합원의 무한신뢰를 얻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특히 농업인들은 와이너리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포도를 제값으로 전량 수매해주는 농협 덕분에 수익이 보장되는 것은 물론 와이너리에 참여할 경우에는 과외소득까지 얻을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이렇게 선순환 구조가 확립되기 시작하면 자연히 포도농업에 뛰어드는 젊은 농업인들이 증가하게 되고, 그러다보면 와이너리도 늘어나게 되며, 이와 연계된 관광 및 서비스 분야도 자연스럽게 활기를 띠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담양군이 보유한 죽녹원과 관방제림,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과 메타프로방스, 소쇄원, 가사문학관 등 많은 관광·역사·문화자원을 연계한 와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것도 병행해야 한다.
순창군의 경우에도 농업기술센터와 발효미생물진흥원을 활용해 좋은 와인을 만들고 농협과 연계한 판매망을 구축하는 것이 급선무로 여겨진다.


미국의 나파밸리나 일본의 야마나시현처럼 눈에서 보이는 끝에서 끝까지 포도밭이 펼쳐진 담양의 풍경이 되려면 포도 생산판매 1차, 와인 가공 2차, 관광 및 서비스 3차 산업이 복합적으로 결합된 6차 산업이 실현될때 가능하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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