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 절벽위 발길 닿는 곳마다 ‘파라다이스’
아슬아슬 절벽위 발길 닿는 곳마다 ‘파라다이스’
  • 김정주 기자
  • 승인 2017.11.17 16: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따가운 햇볕 적응하려 산토리니 건물 하얀 옷…생활의 지혜가 관광자원으로


1. 담양 메타프로방스 현황과 과제
2. ‘한·독 문화가교’ 남해 독일마을
3. 파주 영어마을
4. 프랑스 니스, 에즈, 모나코, 생폴드방스
5. 그라스, 칸느, 생레미·아를, 레보드프로방스
6. 마르세이유, 이프섬, 엑상프로방스
7. 아테네, 산토리니
8. 담양 메타프로방스가 나아갈 방향

 

남부 프랑스 취재를 마치고 2번째 목적지인 그리스의 산토리니섬으로 발길을 돌리게 됐다.
산토리니섬으로 가기 위해 마르세이유를 출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공항을 경유해 그리스 아테네에 기착했다.
새벽 4시부터 몸을 움직이는 강행군 속에 오후 4시쯤에 도착한 아테네시내의 호텔에 여장을 푼 뒤 서양문명의 발상지인 아크로폴리스 언덕을 올랐다.

 

#서구문명 발상지 아테네
아테네는 서구 문명의 발생지이며 고전문명의 많은 지적·예술적 사상이 비롯된 곳이다.
특히 아크로폴리스언덕은 이 도시의 수호 여신인 아테나를 위해 세운 파르테논신전, 포세이돈의 신전이었던 에렉테움, 아크로폴리스의 벽을 통해 입구가 이어지는 프로필라이아 신전이 있다.
또 아크로폴리스 기슭 남쪽에는 헤로데스 극장과 디오니소스 극장이 있고, 북서쪽에는 고대 장터였던 아고라가 있다.
아고라 부근에서 발굴된 거리들과 아크로폴리스 북쪽 사면의 화려한 플라카 지구에 고대 아테네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파르테논의 보수공사가 한창으로 6시까지만 개방하는 까닭에 신전 내부를 볼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다만 학창시절 세계사 교과서의 표지를 장식했던 파르테논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기는 즐거움만큼은 각별하게 다가왔다.
한때 유럽에서 각광받는 투자처로 잘 나가던 경제는 불안정한 정치와 잘못된 정책들로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듯 아테네 시가지는 음산하고 쇠락해가는 모습으로 비쳐졌다.
다만 경관조명빛을 받아황금 빛으로 빛나는  아크로폴리스 언덕의 신전들은 먼 옛날 세계를 호령하던 그리스인의 영광을 쓸쓸히 대변하고 있는 것 같았다.

#화산 위의 파라다이스 산토리니
산토리니로 가는 여정은 멀고도 험난했다.
직항편을 구하지 못해 새벽 4시에 몸을 움직여 마르세이유를 떠나 암스테르담을 경유해 아테네에 기착한 만큼 시간적인 손해나 체력적인 소모는 예상보다 컸다.
더욱이 7시에 아테네공항을 출발하는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또 다시 이른 새벽에 호텔을 나서는 발걸음은 낯선 이국을 여행한다는 기쁨보다는 계속되는 강행군으로 천근만근이다.
1시간쯤 날았을까. 문득 차창 밖으로 산토리니섬의 절벽들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활주로를 찾느라 선회하는 비행기 아래로 파랗게 출렁이는 에게해가 내려다보이며 비로소 몸에 기운이 돌기 시작했다.
산토리니 공항을 빠져나와 피라마을에 있는 호텔에 여장을 풀고 마을구경에 나섰다.
본래 산토리니 섬(Santorini)은 그리스 에게해 남부에 자리 잡은 작고 둥근 모양의 화산 군도로 그리스 본토와 약 200㎞ 떨어져 있다.
73㎢ 면적으로 2001년 기준 티라마을(1만2천440명)과 오이아마을(1천230명)로 구성돼 있다.
큰 섬 하나가 있다가 화산 폭발로 고대의 취락이 파괴됐으며 이 때 생성된 칼데라 지형은 주변 3면이 300m 높이의 가파른 절벽이 둘러싸고 있으며 나머지 한쪽 면이 에게해와 이어져 있다.
아름다운 절경과 밤의 유흥 덕분에 유럽 최고의 관광지로 꼽히지만 에게해 남쪽 화산대에서 가장 활발한 화산활동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깎아지른 절벽위를 따라 아슬아슬하게 지어진 건물들 사이로 비좁고 가파른 계단들이 구불구불하게 연결된 피라마을은 파란 하늘과 깨끗한 하얀 건물, 군데군데 있는 새파란 지붕들이 인상 깊은 곳이었다.
어느 식당이나 카페건 자리에 앉으면 에메랄드 빛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그림 같은 전망을 보며 해산물과 산토리니 농·특산물을 활용해 만든 맛깔난 음식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식당가 뒤편으로는 아기자기한 규모의 상점들이 줄을 이어 기념품에서부터 액세서리, 패션, 생활용품, 공예품 등 다양한 품목들을 전시해 손님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마을구경을 마치고 잠시 틈을 내 오이아마을에서 출발하는 썬셋요트에 몸을 실었다.
요트여행은 에게해를 스치듯 지나며 절벽위의 마을을 바라보는 즐거움만이 아니라 역암에서부터 퇴적암, 변성암, 단층지형 등 절벽이 품고 있는 다양한 종류의 암석들을 볼 수 있는 지질학의 보물창고와도 같은 광경들을 보여주었다.
특히 가파른 절벽위에 군락처럼 자리하고 있는 하얀색 건물들은 마치 거대한 바위위에 내려앉은 만년설을 보는듯한 착각에 빠지게 하는 독특한 풍광을 연출하고 있었다.
따가운 햇볕이 내려쬐는 척박한 환경에 적응하고자 낡고 허름한 건물마저 흰색으로 옷을 갈아입히는 생활의 지혜가 빛을 발해 아름다운 관광자원으로 환골탈태하며 막대한 돈벌이의 원천이 된 것이다.
다음날 아침 피라마을을 떠나 오이아마을로 발길을 돌렸다.
이곳은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주연한 영화 맘마미아의 촬영지로 알려져 있는데 피라마을처럼 가파를 절벽을 따라 오밀조밀하게 지어진 건물들 사이로 가파른 계단이 이어지고 그 사이사이에는 각종 호텔과 상점들이 이어져 있었다.
이른 시간인데도 전 세계에서 몰려든 관광객들로 골목 전체가 발을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비는 모습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어느 곳이건 전망이 괜찮다 싶은 곳에는 카페나 호텔이 있고, 중간중간 지중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만한 곳에는 인증샷을 남기려는 관광객들이 줄을 잇고 있었다.
피라마을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훨씬 아기자기하고 다양한 볼거리가 있어 거북이걸음마저 유쾌하게 여겨졌다.
깨끗하고 아름답게 정돈된 상점가에는 보석류를 비롯 공예품점, 잡화점, 기념품점 등 다양한 품목들이 진열돼 손님들과의 흥정속에 팔려나가고 있었다.
산토리니섬은 아름다운 지중해의 절경을 배경으로 따가운 햇볕을 차단하고 반사시키고자 두껍게 벽을 만들고 흰색 페인트를 칠한 독특한 건물들을 관광자원으로 삼아 세계에서 손꼽히는 관광지로서 각광을 받고 있다.
다만 산토리니의 관문역할을 하는 공항만큼은 빈약한 시설과 부족한 운영인력으로 산토리니가 주는 달콤한 기억들의 흠집으로 남았다.
비록 산토리니가 지금은 몰려드는 관광객으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지만 지속가능한 발전과 성장을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여겨졌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전남 담양군 담양읍 추성로 1379번지
  • 대표전화 : 061-381-1580
  • 기사제보 : 061-382-4321
  • 인쇄물,기념품,광고문의 : 061-381-3883
  • 팩스 : 061-383-211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정재근
  • 법인명 : 담양군민신문
  • 제호 : 담양군민신문
  • 등록번호 : 전남 다 00232호
  • 등록일 : 2006-9-14
  • 발행일 : 2006-9-14
  • 발행인/편집인 : 최광원
  • 담양군민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담양군민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dy1@hanmail.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