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이 행복한 병풍마을에 ‘情’이 있어요
주민이 행복한 병풍마을에 ‘情’이 있어요
  • 정재근, 김승룡 기자
  • 승인 2018.12.28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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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극춘 이장…마을공동체 중재자 역할 ‘톡톡’

대전면 병풍마을은 항상 이웃들 간 웃음이 끊이지 않고 기쁨이 한 가득이다.


마을 주민들은 어느 누구 할 것 없이 잡초 뽑기, 쓰레기 치우기 등 마을 정화 활동을 비롯, 마을 행사 추진 등 마을의 크고 작은 궂은일도 함께하며 한 가족처럼 지내고 있다. 마치 마을 울력을 함께하는 이제는 사라진 ‘두레’를 보는 듯 하다.


병풍마을은 원래 80여 가구가 사는 작은 마을이었다.


하지만 광주와 인접해 있고 산세와 공기가 좋다는 입소문을 타고 전원주택 부지로 급부상하며 10여년 전부터 귀농 귀촌 객들이 하나둘 늘어 20여 가구가 새로 둥지를 틀었다.


처음 작은 마을에 대대손손 이어 살던 원주민과 새로 둥지를 튼 새주민의 동거는 어색하게 시작되었다. 하지만 어색한 동거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원주민은 따듯한 배려와 넘치는 정으로 새주민을 맞았다. 김장 등 마을 대소사에 음식을 하면 꼭 새주민들을 불러 음식을 나눠 먹는 등 기쁨을 함께 나눴다. 새주민은 원주민의 배려에 감사하듯 마을의 크고 작은 행사에 솔선수범하며 행복한 마을 만들기에 동참했다.


여느 마을이 그렇듯 병풍마을도 주민들 개개인의 입장으로 인해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하고 갈등을 안고 살았었다.

 

제일 큰 문제는 모두가 예상하듯 땅 문제다. 도시에서 살았던 주민에게는 한평 아니 반평이라도 아쉽다. 하지만 시골에서는 불편함만 없다면 경계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런 걸 간과한 새 주민들은 측량을 통해 자신의 땅을 찾기에 바빠 갈등을 유발한다. 또한 길을 막아서라도 자신의 땅에 경계를 짓고 담을 치고 말뚝을 박는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의 땅만 보지 말고 마을 전체를 봤어야 했다. 자신의 집 앞까지 이어진 도로는 대대손손 원주민들이 십시일반 양보해서 만든 길이다.

큰 의미로 보자면 원 주민들은 자신의 땅을 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 준 것이다. 또한 굳이 측량을 해서 땅이 마을과 공동으로 사용되더라도 그 땅은 어디 가지 않고 내가 소유주다.

한 두평 마을 주민과 공유해도 크게 불편하지 않다면 조금 양보하고 살면 어떠한가. 원주민들도 지금 그렇게들 살아가고 있는데. 공기 좋고 정이 좋아 귀농 귀촌을 결정했다면 물질적인 마음도 약간 비워야 편하다. 농사를 짓는다고 해서 바쁘지 않는 게 아니다. 일년 내내 농사는 끝이 없다.


다만 마음이 여유롭다는 것이다.


병풍마을도 처음엔 이런 저런 문제로 인해 갈등을 빚기도 했지만 잘 되는 마을엔 꼭 해결사가 있다. 바로 현 방극춘 이장이다. 원주민과 새주민의 중재자 역할과 함께 주민들이 융화되도록 도운 인물이다.


방극춘 이장은 “우리 마을은 마을 주민은 물론 새로 이사 온 주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있다”면서 “6년 전부터 귀농·귀촌한 주민들과 병풍리청년회(가칭)를 만들어 건의 및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마을의 대소사를 함께 추진하고 있다”며 마을 공동체 의식을 강조했다.


잘 되는 마을은 작고 큰 행사도 꾸준히 이어진다. 그만큼 융화하는 길이 많다.


한 여름 복날에는 어르신들을 위해 백숙을 대접하고 겨울에는 설을 맞아 떡국을 나눠 먹고 보름에는 쥐불놀이와 지신밟기, 매년 봄·가을 중 효도관광 보내드리기 등 마을 주민들을 위한 행사가 다채롭게 열린다.


특히 보름에 열리는 쥐불놀이, 지신밟기는 소리 소문 없이 마을의 축제로 자리 잡았다.


마을회관에 주민들이 모두 나와 평소 갈고 닦은 풍물놀이를 동반한 지신밟기와 윷놀이 등으로 화합하고 온 마을을 돌며 환하게 불을 밝히는 쥐불놀이를 선보이는 보름이면 200~300명의 관광객이 찾을 정도로 입소문이 났다.


소문도 안냈는데 십시일반 찾아오니 더욱 신기할 따름이라는 마을주민들의 전언이다.


10년 전 병풍마을로 귀촌한 김동성 씨는 “산세 좋고 공기 좋은 곳 병풍마을에 살고 있다는 것을 타 지역에 있는 지인들이 매우 부러워 한다”면서 “거기에 인심까지 좋은 주민들이 있어 광주에서 퇴근하고 집에 오는 길은 언제나 기분이 편안해지며 좋다”고 말했다.


이어 “이장님을 중심으로 마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마을을 돌보니 원주민, 새주민 할 것 없이 더할 나위 없는 우리 가족 같다”며 마을 자랑이 끝이 없다.


끝으로 방극춘 이장은 당부도 전했다.


전원마을로 이사 오는 경우 ‘情’을 가슴에 새겨주길 바란다는 것.

방 이장은 “농촌도 도시와 마찬가지로 마을을 이루고 있어 공동체 의식이 필요하다”면서 “자신만의 생활을 즐기기 위해 귀농귀촌을 선택하는 것은 큰 모험이 될 수도 있어 신중해야 된다”며 귀농귀촌의 팁을 전했다.


산세가 마치 병풍을 둘러놓은 듯한 모습과 비슷하다 하여 불러지는 명산 ‘병풍산’의 이름을 딴 병풍마을.


공기 좋고 인심까지 좋은 병풍마을에서 2019년 己亥년 보름을 즐겨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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