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공정을 가장한 불공정 “공정하다는 착각은 교만이요 오만이다”
(특별기고) 공정을 가장한 불공정 “공정하다는 착각은 교만이요 오만이다”
  • 담양군민신문
  • 승인 2021.07.28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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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대 대전면 대치성당 신부

1980년부터 하버드대에서 정치철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2010년 이후 한국에 ‘정의’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마이클 샌델. 자유주의 이론의 대가인 존 롤스의 정의론을 비판한 ‘자유주의와 정의의 한계’를 발표하면서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은 그가 최근에는 공동선. 공정을 주제로 저서 ‘공정하다는 착각’을 내놓아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마이클 샌델은 우리 사회가 공동선이라는 가치를 오래전에 이미 버렸다고 지적한다. 그에 의하면, 공공선이란 개인이 아닌 국가나 사회 모두를 위한 선을 말한다.
공공선이 무너진 사회는 결코 정의로운 사회라고 볼 수 없다.
민주주의 사회를 지탱하는 힘의 근원은 공공선과 시민성이다. 이것은 능력이나 학력, 부와 가문, 특권과 권력의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민주주의 사회의 참됨은) 사회를 구성하는 시민들이 도덕적 미덕을 최우선의 가치로 여기는지, 자신의 능력과 재능을 타인을 위해 겸손하게 내려놓은 시민성을 소유하고 있는지에 달려 있다.
건강하고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는 기회의 평등을 넘어 기회 자체를 박탈당하는 환경을 수정해 갈 줄 아는 사회이며, 개인의 이익이 아닌 자신이 소속된 공동체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고 희생할 줄 아는, 공동선이 뿌리내린 사회이다.
공동선을 지향하는 자는 ‘자기 스스로의 행위에 엄격한 잣대를 부여해야 한다.’
참으로 불공정하면서도 공정하다고 착각에 빠져 살아가는 부당한 특권층들이 많은 우리 사회를 진단해주는 명쾌한 가르침이다.
작금에 우리 사회에 범람하고 있는 화두가 ‘공정’이다
너도 나도 공정을 이야기한다.
남들은 불공정하지만 자신은 공정을 지키며 살아왔다고 목소리를 높이고들 있다.
사실 우리나라, 우리 사회는 너무도 긴 세월 결코 공정하지 못했으면서 공정하게 살아왔다고 착각에 빠지거나 극도의 이기주의 속에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불공정한 이들에 의해 깊게 멍들어왔다.
우리 사회를 바르게 이끌어가도록 국민이 권한을 부여한 특권층에는 그 책임과는 거리가 멀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들은 공동선을 너무도 쉽게 언급하지만 사실은 공동선보다는 그저 자신의 야욕과 안일을 위해 사람들을 들러리로 세우고 부당한 갑질을 자행하는 입만 살아있는 회색빛 기회주의자들과 변질된 능력주의자들이라고 지적받는다.
그들의 도덕적 기준은 ‘내로남불’이다. 그들의 공정은 선택적 정의이다.
주어진 권력의 칼을 자신의 영욕을 반하는 자들에게 무차별 휘두르기도 한다.
그들에게는 옳고 그름이 문제가 아니다. 힘의 논리에 따르며, 자신들의 편이면 옳고, 자신들을 따르지 않으면 처단하여야 할 적이다.
자신과 연관된 잘못은 불기소하며, 자신의 길을 가로막는 자는 없는 죄도 씌워 도륙을 한다.
그들에게는 권력이 자신들의 능력이며, 능력은 도덕의 영역이 아니다.
그들은 ‘태생적 배경’과 소위 ‘빽’을 통해 가당치 않게 소유한 능력을 특권화하여 불의하게 행사하면서 우리 사회를 어둡고 냄새나게 망쳐가는 이들이다.
우리는 이제껏 수없이 그런 자들에 의해 왜곡되고 망가진 아픈 역사를 걸어와야 했다.
앞으로 얼마나 더 그 공정을 가장한 불공정의 역사를 헤엄쳐가야 하는가?
우리에게는 마이클 샌델 같은 깨어있는 지성인이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도 공정한 사람인양 착각에 빠진 불공정한 사람이 안 되려고 늘 깨어있자.
잘못된 정보에 휩쓸리지 말고 눈 똑바로 뜨고 현실을 직시하자.
자신의 이익에만 마음을 두지 말고, 옳고 그름을 식별할 줄 아는 정안정심(正眼正心)으로 공정을 지키기 위해 책임과 희생을 다하는 우리 국민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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