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나무공예명인 죽림장 서석근 명인
4.대나무공예명인 죽림장 서석근 명인
  • 정재근 기자
  • 승인 2021.10.20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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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와 함께 살아온 60년 외길

서 명인의 자업과정을 유심히 지켜보는 계승자와 견습생들.

 

서석근 명인

 

본지가 60여년 외길을 오로지 대나무와 함께하며 대나무 공예품을 만들어 온 담양군공예명인 13호 죽림장 서 석근 명인(76)’을 이번호 대나무골 사람들로 만났다.

긍께, 바깥도 그렇고, 안에도 그렇고 겉대를 쓰는 것 보다는 속대를 쓰는 것이 휘는 것도 좋고 편하게 테두리를 돌릴 수 있당께. 일부러 겉대를 꼭 쓸 필요는 없어

글고 이것을 붙일라면 풀이 있어야제, 얼른 철물점가서 순간접착제 좀 사오드라고

지난 7일 한국대나무박물관 내 대나무공예전수 교육장에서 담양군 공예명인 제13호로 지정을 받은 죽림장 서석근 명인이 견습생들에게 죽제품을 만드는 것을 지도하고 있었다.

담양군 대나무공예명인 13호 죽림장 서석근 명인. 서 명인은 수북면 두정리 출신으로 60년 동안 오로지 대나무를 짜르고, 켜고, 한 섬 한 섬 대올을 만들어 작품을 만들며 그렇게 외길을 걸어왔다.

서 명인의 요즈음 주요 작품은 대나무 차 바구니가 주를 이룬다. 가끔 주문에 따라 다른 작품을 만들기도 하지만 차 바구니가 그가 만드는 작품의 대부분이다.

차 바구니는 예로부터 찻잎을 딸 때나 덖을 때 또는 말릴 때나 보관할 때 요긴하게 쓰이는 바구니다. 대를 아주 가늘게 떠서 얇게 뜬 대올을 가로와 세로로 엮어 만든다. 보기에는 쉬울지 모르지만 매 순간 일정한 손놀림과 집중력을 요하고 한 뜸 한 뜸 정성과 인내가 들어가야 하는 정말 힘들고 외로운 작업을 거쳐야 비로소 한 작품이 탄생한다.

대나무 선택부터 어느 것 하나 소홀할 수 없지만 대올을 만드는 과정이 작품이 하나 만들어 지는데 모든 것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올은 큰 대나무를 쪼개는 과정부터 시작된다. 작품의 종류를 생각하고 그것에 맞는 대나무를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 쪼갠다. 이어 쪼개진 대나무를 일일이 하나하나 켜가며 대올을 만든다.

작품에 맞는 일정한 크기와 두께로 만들어 지는 반복적인 과정을 통해 나온 대올은 어찌 보면 작품을 짜가는 과정보다 더 오래 걸리고 대올의 질이 어떤 작품으로 탄생할지 미리 예견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하다.

서 명인은 그러한 노력을 60년 째 이어오고 있다. 작품 하나하나를 만드는 모든 과정에서 모든 정성을 기울여 피와 땀을 섞어 대나무공예품을 만들어 왔다. 서 명인은 옛날의 차바구니를 재현 계량하여 대나무전통공예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서 명인의 차바구니는 전통 기법에 충실하면서도 현대적인 디자인을 가미해 애호가들에게 인기가 많다.

서석근 명인은 내 나이 16살에 서울로 올라가 그곳에서 대나무로 낚시 바구니를 만드는 일을 처음 해갔고 밖에다 내다 팔아 살았응께. 어릴 적부터 아버지께서 대바구니를 저시던 모습을 보고 어깨 너머로 보고 배왔제. 머 따로 누구한테 배운 것은 없어. 나서 보고 자란 것이어서 인지 금방 눈에 들어도라고. 그 뒤로 바구니도 만들고, 다른 대나무 작품도 만들먼서 그렇게 마흔에 다시 고향으로 내려올 때 까정 서울서도 대나무와 함께 하며 청년시절을 다 보냈제 라며 지난날을 회상했다.

서 명인은 서울에서 낚시 대바구니로 지난 1971년 서울서 열린 전국기능대회에서 25세의 나이로 출전해 은메달을 차지하며 당시 상공부 장관상인 광경(우수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서 명인은 그렇게 열심히 하던 24년 동안의 서울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인 수북 두정리에 불혹의 나이로 귀향했다. 고향에 오면서부터 서 명인의 대나무 공예의 솜씨는 더욱 발전하며 그 때부터 낚시 바구니를 끝내고 대나무 차바구니를 만들기 시작했다.

서 명인은 지난 20081월 담양군 대나무공예 명인 및 계승자 육성조례에 의거한 담양군공예명인 13호 죽림장의 지정을 받았다. 명인으로 지정받은 자는 군이 주관하는 대나무공예 관련 행사에 참여와 계승자에게 기술을 전수하고 담양군 대표 대나무공예 홍보대사로 활동하게 된다. 이에 따라 서 명인은 계승자들과 견습생들을 위해 매주 목요일 한국대나무박물관 내에서 대나무공예 지도를 하고 있다. 서 명인이 지정한 계승자는 현재 4명이다.

본지가 서 명인을 만나러 간 지난 7, 전라도의 구수한 사투리로 견습생들을 지도하는 모습은 누가 봐도 정감이 흘러 넘쳤다. 특히 이날은 서 명인에게 대나무공예를 접한 지 8개월 된 담양 백동리의 이수진 견습생이 본인의 첫 대나무바구니 작품에 대해 마무리 과정을 지도 받고 있었다.

서 명인은 매주 목요일 이곳 교육장에서 계승자와 견습생들을 위해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본인이 60여년 쌓은 노하우를 전수한다. 올해 서 명인에게 지도를 받는 계승자와 견습생은 7명이며 견습생의 대부분이 미대에서 미술을 전공한 엘리트들이다.

교육이 시작되기 15분 남기고 교육장에는 먼저 온 고서의 손민정 씨가 부지런히 교육장 내를 청소하고 있었다. 민정 씨는 매듭 공예의 실력자로 2년 전부터 대나무공예에 심취해 매주 이렇게 교육을 받으며 작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 민정 씨는 경기도에서 이곳으로 귀촌해 담양과의 소중한 인연을 맺어가고 있다.

시간이 되자 학동 메타프로방스에 공예품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재현 씨가, 오늘 교육 중에 사용할 대나무를 한아름 안고 들어왔다. 재현 씨는 대나무공예를 배운지 8년이 되는 베테랑이다. 재현 씨도 미술을 전공하였으며 담양읍 학동 출신으로 공예품 매장을 운영하면서 자연스럽게 대나무공예를 배우게 되었다고 한다. 재현 씨는 서 명인에게서 계승자 지정을 받았다.

같은 시간 저 멀리 충남 논산에서 온 변지숙씨도 교육장에서 한 자리를 잡고 작업 준비를 맞췄다. 지숙 씨는 대나무 공예를 시작한 지 올해로 5년차 베테랑이다. 남편이 이곳 담양의 공수부대에서 군인으로 근무하면서 담양과 인연을 맺고 취미로 대나무공예를 접했다고 한다. 열심히 갈고 닦은 결과 이제는 어엿한 실력자로 인정받아 서 명인으로부터 계승자의 지정도 받은 상태다. 지숙 씨의 대나무 공예에 대한 열정은 대단하다. 그 먼 길을 마다않고 매주 목요일 빼지 않고 이곳에 나온다. 나중에 남편이 직장을 퇴직하면 이곳 담양으로 돌아와 여기서 살면서 계속해서 대나무 공예를 전수해갈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한다.

지숙 씨는 처음 배울 때가 참 흥분되고 재미있었다. 처음 대나무를 쪼개는 것도 참 버거웠었는데 배우고 익혀가면서 한 올 한 올 짜가면서 대나무공예품이 하나하나 탄생할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면서 “5년 쯤 되다 보니 처음의 설레임보다는 창작의 재미가 더 붙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숙 씨에 대해 스승으로서 서 명인에 대해 물었다. “처음 선생님께서 워낙 말씀이 없으시고 그래서 참 어렵고 무섭게 느껴졌다면서 하지만 본심은 아니시고 워낙 빈틈없이 가르쳐 주시려는 욕심이 앞서서 우리에게 엄하게 하신 것 같다. 지금은 워낙 소탈하시고 또한 솔직하시고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시려고 열심이신 모습에 감사함을 느끼며 이 시간이 즐겁다고 말했다.

서석근 명인은 대나무 작품은 어느 작품보다도 실용 가치가 있고 다목적으로 쓸 수 있다. 대나무공예 명인으로 지정 되어 수많은 견습생들에게 60년의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여기서 나를 통해 배워간 많은 견습생들이 실력을 쌓고 계승자로 지정되고 또한 명인이 되어 담양대나무공예 전통의 맥을 이어가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 명인은 지난 1971년 전국기능대회 상공부 장관상을 비롯해, 83년 제2(찬합), 85년 제4(내실 휴지통), 87년 제6(냉장용 사각바구니), 88년 제7(과일바구니셋트) 죽제품경진대회, 87년 제17회 전국공예품 경진 전남도 예선(꽃꽃이 바구니) 및 본선, 93년 제12회 죽제품경진대회(화병), 2000년 제19회 전국죽제품경진대회(과일기)에서 입선하였다. 또한 88년 제18회 전국공예품경진대회 전남도 예선대회(수반 외 1)에서 특선과 더불어 본선에서 입선, 90년 제9회 죽제품경진대회(빵바구니) 장려상, 2018년 대나무 공예대전(폐백석작) 우수상, 2019년 제21회 담양대나무축제 유공자 표창 등 수많은 수상경력을 기록하고 있다.

더불어 지난 2009년에는 일본 다케하라대나무등불 축제에 담양의 대나무공예명인 5명과 함께 초빙되어 VIP 전시를 선보였으며 해마다 담양대나무축제 기간 동안 본인의 작품 전시를 선보이며 관광객들과 지역민들에게 명인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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