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모내기 체험을 했던 게 얼마 전 일인 것 같은데 벌써 가을이 되어 벼가 노랗게 익은 모습이 신기 했고 그 동안 잘 자라준 벼가 고맙고 벼를 수확하는 활동을 통해 큰 보람을 느꼈다”
지난 18일 창평 슬로시티 들판이 이른 아침부터 창평초교(교장 김선치)학생들로 시끌벅적했다.
이날은 지난 5월 24일 직접 손모내기를 한 논의 벼들의 수확 시기에 맞춰 창평초교 병설유치원생부터 전교생과 선생님 및 창평마을 주민들이 한데 모여 벼 베기와 탈곡체험 행사를 진행했다.
이 행사는 창평 주민들이 창평초교 측에 농업·농촌의 공익적 역할과 중요성을 학생들에게 깨우쳐 주기위한 노작학습을 함께하자고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교사들과 주민들의 오랜 협의 끝에 2021년 1년간 내 고장을 담는 특색교육으로 벼농사 프로젝트 ‘쌀 한 톨의 우주’라는 주제로 교육활동이 이루어졌다.
벼를 주제로 한 이론 수업을 시작으로 손 모내기 등의 현장체험 학습, 쌀을 이용한 가공 산업 중 쌀엿 만들기 체험과 모가 자라 벼가 익기까지 국어·사회·과학·음악·미술 등과 연계한 수업, 그리고 이 날의 벼 베기 체험까지 아이들의 흥미를 자극하며 체험 활동이 이뤄졌다.
앞으로 지푸라기를 이용한 미술수업과 쌀 나눔, 떡 나눔 등의 수업이 남아있다.
선생님들의 시범으로 시작된 벼 베기는 고학년은 낫을, 저학년은 안전상 가위를 이용하게 했다. 옛 농기구인 홀테와 탈곡기도 동원해 낟알을 떨어내는 체험도 함께 진행했다.
학생들은 마을 강사의 지도하에 자신이 심은 모가 몇 개 까지 자랐는지 세어보고 난생 처음 하는 낫질도 잘 소화해 내며 신나했다.
이후 벼 이삭과 낟알을 관찰하여 그림을 그리고 체험 소감문을 쓰는 것으로 이날의 벼 베기 체험행사를 마무리 했다.
김선치 창평초 교장은 “학생들의 사회화 과정은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교육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문학 과정이 필요하다. 마을은 온통 배울 것 천지인데 주민들이 직접 나서서 도와주시니 참 고맙다”면서 “한 아이를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옛말이 있듯이 학교와 마을이 지속적으로 협조 속에 아이들을 잘 키워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승애 마을대표는 “농촌에서 자라는 아이들이기에 텃논, 텃밭 활동을 통해 자연생태를 직접 접할 수 있는 것은 아주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면서 “이 활동을 통해 농업의 중요성이 먹거리를 넘어 생태환경과 기후위기, 식량주권 등 많은 부분을 함께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시간들인 만큼 이러한 교육이 초등학교에서만이라도 정식 교과로 채택되었으며 좋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