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황부진에 딸기 50% 이상 고사, 수입은 반토막 농가 ‘울상’
농협군지부·지역농협, 지난 10월 피해사항·실태파악 후 지원약속
군 농정과, 딸기농가 전수 조사 없이 표본조사로만 실태 파악해

“딸기 모종을 새로 심어도 내년 2월 출하 땐 생산비조차 못 건져 올해 딸기 농사를 포기해야 할 듯합니다.”
올해 가을장마와 이상기후에 시들음병(위황병)·탄저병까지 겹쳐 딸기 농가들의 한숨이 턱에 차오르고 있다.
여기에다 작황까지 부진해 수확량도 절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농가들의 씨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담양군 농정은 올해 피해를 입은 농가들에 대한 피해지원 등에 농가들의 대한 형평성을 들어 피해 복구비 지원이 불가하다는 입장만 내세울 뿐 향후 아무런 대응책을 내지 않고 있어 딸기 농가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읍면에 직접 피해 현장을 돌며 농가들을 위한 전수 조사는 하지 않고, 읍면사무소별 담당자들을 동원해 20% 정도에 해당하는 농가들에 대해서만 표본조사를 통해 피해 실태파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지며 딸기 원예 농가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이에 담양군은 올해는 어쩔 수 없고 상급기관 등에 재해 대책법 등 제도개선에 대해 건의하고 내년에 재발 방지를 위한 예방시설 및 농자재 지원을 위한 예산을 더 편성하겠다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이번 피해에 대해 모종구입비 등 피해복구비를 지원하지 않는 것이 군의 입장이어서 피해농가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할 경우 피해 농가들이 복구비를 지원하는 것으로 기대를 할 것을 우려해 표본조사만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번 고온 등 이상기후에 의한 모종 피해는 농업재해대책법에 의거한 농업재해에 속하지 않고 피해농가가 다시 모종을 정식하거나 보식을 완료한 경우 피해 발생 여부를 정확히 파악하기가 불가능하다”면서 “재 식재를 포기한 농가에 대해서만 복구비를 지원할 경우 형평성에 문제가 발생해 피해복구비 지원은 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번 같은 고온 피해 사태가 담양군만이 아닌 전국에서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경북 고령군은 딸기 피해 농가들에 대해 1억원의 긴급 예비비를 편성해 농가 약제 지원과 딸기 생육 환경관리 지도에 총력을 펼치며 상심한 농심을 위로한 것으로 보도 되며 담양군과의 차이를 보였다.
이에 대해 무정면의 딸기 농가 A씨는 “이웃 농가에는 면사무소 직원이 전화로 피해 상황을 물어왔다고 해서 일정 부분 피해 입은 농가들에 대해 지원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고 은근히 기대하고 있었지만 정작 내게는 피해를 물어오는 아무런 연락도 오지 않았다”면서 “농가들의 입장에서 볼 때 갈수록 이상 기후로 인해 향후 어떤 피해들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앞으로 이런 사례에 대한 재발 방지를 위해 전수조사를 통해 제대로 진상을 파악하는 것이 마땅할 것인데 표본 조사만 진행한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서 A씨는 “아무리 농가의 기대치를 없애기 위한다고 해도 표본조사만으로 피해를 조사하기 보다는 농업재해가 아니어서 보상 등이 힘들다는 것을 제대로 설명하고 이해를 시킨 뒤 농가들을 설득시키고 전수 조사를 진행해야 마땅했다”며 “이런 것이 농가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일방 통행식 탁상 행정의 전형이다”고 탄식했다.
월산면의 딸기농가 B씨는 “토양소독을 제대로 한 농가들의 피해는 그렇게 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토양소독제는 그리 비싸지도 않아 매년 쓸 수 있도록 지원을 해달라고 여러 번 요청 했는데도, 군은 이를 묵살 한 채 2년 정도 한 번 꼴로 토양소독제를 지원하고 있다”면서 “담양군 농정은 원리원칙만 내세울 뿐 농가들의 소리는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다. 요청할 때는 묵살 하더니 이런 피해 사태를 겪고 나서 예산을 확대해 내년부터 지원하겠다고 하니 사후약방문식 아마추어적인 행정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조금으로 시설하우스를 지을 때 1cm 만 틀려도 보조금 지급 등에 제동을 걸고 애간장을 태우는 행정이다. 줄자 댈 시간에 미리 미리 농가 입장에서 농가들이 하는 소리에 귀를 열고 열린 소통 농정을 펼쳤으면 좋겠다”며 하소연 했다.
현재 담양딸기는 전남 딸기 생산량의 57.5%를 차지하는 만큼 담양군 농정소득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사실에 대해 지난 달 25일 최형식 군수도 2022년 담양군예산안 제출과 관련해 농정분야에서 이 부분을 언급하며 “농업소득에 대한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시장지배력을 강화해 가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처럼 경제력 있는 담양딸기에 대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를 두고 있지만 정작 피해 실태 파악에는 미온적인 담양군의 농정을 어떻게 해석할지 가늠이 안 된다.
그나마 피해 농가들은 농협담양군지부(지부장 이재연)와 농협 쪽의 대응에 위안을 받고 있다.
농협군지부는 일선 농협들을 통해 10월 초부터 피해 사항 및 실태 파악에 나섰으며, 농협중앙회에 피해 상황을 보고했다.
또한 피해가 심한 용면의 농가를 직접 방문하고 지원할 수 있는 예산을 상급기관에 신청해 피해 농가에 대한 지원도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