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호남정맥과 백선(百仙) 이야기 Ⅱ
(특별기고) 호남정맥과 백선(百仙) 이야기 Ⅱ
  • 담양군민신문
  • 승인 2023.09.25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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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현 담양군산림조합장

(지난 호에 이어)

백두대간이 낳은 13개 정맥 중 전라도 지역에는 처음 금남호남정맥으로 출발하여 호남정맥으로 분리되어 전북과 광주 전남 일원을 휩쓸듯이 휘젓고 작은 줄기로 나뉜다. 물줄기를 따라 가면 기맥이라고 부르는데 영산강을 따라가는 영산기맥이 대표적이다. 또한 작은 봉우리들이 줄을 서면 지맥이라고 불린다. 호남정맥의 지맥에는 병풍지맥과 태청지맥이 있다. 
우리 산들은 이렇게 자랑스러운 질서를 갖고 있다. 우리가 날마다 눈만 뜨면 보이는 동네 앞산들은 호남정맥의 봉우리들이다. 동네 뒷산들은 영산기맥과 병풍지맥, 태청지맥을 구성하는 봉우리들이다. 

▲우리 바로 눈앞에 보이는 산들이 호남정맥의 줄기이다. 
전라도 땅의 대부분 산들은 대부분 호남정맥에 속한다. 호남정맥은 호남을 관통하고 전북과 광주, 그리고 전남의 모든 산을 휩쓸고 지나간다. 호남정맥은 전체적으로 ‘ㄷ자(字)’ 모양을 이루면서 그 연장이 398km에 달할 만큼 13개 정맥 중에서 가장 길고 장쾌한 능선길이다. 
호남정맥은 다른 정맥들과는 확연하게 다른 특징을 갖는다. 우선 많은 산들이 400~600m 사이의 올망졸망한 높이를 가지고 부드러운 산봉우리들로 이어지는 실루엣을 보여준다. 호남정맥의 많은 봉우리들은 다른 정맥들의 산군(山群)들에 비해 확실히 낮고 부드럽다. 그런데도 호남정맥의 산들이 결코 가볍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수많은 산들이 밀집해서 연속적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호남 정맥은 깊은 산을 만들어 낸다. 한국전쟁 당시 빨치산들의 뛰어난 은거지가 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크게 높지 않으니 쉽게 사람이 사는 마을에 닿을 수 있고, 산들이 계속 이어지니 깊은 숲을 만들어 은거에 용이한 특징을 갖게 됐던 것이다. 이렇게 호남정맥은 아기자기한 능선을 가졌다. 높지 않으니 가파르지 않고, 산세가 이어지니 자연스럽게 능선을 만든다. 부드러운 능선 길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그러면서 수많은 고갯길을 만들어 사람이 사는 마을에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 친근하기까지 한 수많은 고갯길은 많은 사연과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남도의 가락과 그림을 탄생시켜, 전라도를 문화예술의 고장으로 만드는 자양분이 되었다.
하지만 호남정맥이 낮은 산들만 이어 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낮게 달리다가도 높이 치솟아 오르는 도약을 보여 주기도 한다. 주화산을 지나온 만덕산은 763m의 높은 산이다. 여기서 한참을 달려 내장산(763m)과 백암산(741m)에서는 높이도 높이지만, 풍광에 있어서도 아름다움으로 이름 높은 명산을 만들어 낸다. 그러다 또 아기자기 한 능선을 지나고 추월산(731m), 무등산(1,187m), 안양산(853m) 같은 큰 산을 만난다. 
호남정맥은 화순에 들어서면 한동안 고개를 숙이면서 보성과 장흥으로 향한다. 장흥의 제암산(807m), 순천의 조계산(888m)을 지나는 동안에도 부드럽고 자그마한 봉우리들의 행진은 계속된다. 그러다 만난 광양의 백운산(1,222m)은 호남정맥의 모든 봉우리 중 최정상의 높이를 차지한다. 이렇게 호남정맥에는 명산이 즐비하고 기운생동의 기세가 넘치는 아름다움도 함께 하는 것이다.

▲물길을 따라 기맥을, 산길을 따라 지맥이 탄생했다.
호남정맥은 이와 같이 순간순간 전라도 이곳저곳에 빈틈없이 산하를 수놓는다. 또한 물길을 따라 기맥을 만들고, 산길을 따라 지맥을 탄생시켰다.
내장산을 지나면서 영산강의 물길과 평행선을 이루며 영산기맥을 창조한다. 영산기맥은 고창·장성의 방장산에서 고창·장성의 고산과 장성·영광의 태청산을 지나 영광·함평의 불갑산으로, 함평의 군유산으로, 무안의 승달산으로 이어져 목포의 유달산에서 끝을 맺는다. 
화순군 청풍면과 장흥군 장평면의 경계가 되는 노적봉(430m)에서도 호남정맥은 물길을 따라 땅끝까지 달리는 땅끝 기맥을 분화시켰다.
여러 개의 지맥도 있다. 지맥은 보통 100km 내외로 이어지는데, 전국적으로는 이미 100개 정도가 알려져 있고 산꾼 들에 의해 새로운 지맥들이 계속 개발 중에 있다.
호남정맥 중 우리 가까운 곳에는 병풍지맥과 태청지맥이 있다. 병풍지맥은 담양·순창의 도장봉 부근에서 빠져 나와 담양·장성의 왕벽산, 병풍산, 삼인산, 불태산, 이재산성으로 이어진다. 태청지맥은 영산기맥에서 나뉘어 태청산과 장암산, 불갑산, 군유산을 지나 영광의 구수산으로 나가는 능선을 말한다. 
전북에 변산지맥 과 모악지맥이 있고, 전남 곡성 방향의 통명지맥과 함께 고흥지맥, 여수지맥까지 모두 7개 정도가 개발 되어 있다. (다음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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