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평면 어르신 200여 분께 ‘짜장면과 우동’ 대접했어요」, 「담양군노인복지타운 ‘짜장면 나누기」, 「〈담양인물지도〉92. 짜장면 한 그릇의 행복 전도사 조장옥씨」, 「군노인복지타운, 봄맞이 ‘짜장면 나눔’ 행사」, 「봉산면서 음악이 어우러진 짜장면 봉사 ‘훈훈’」, 「대덕면, 어르신을 위한효사랑 봉사회, 짜장면 나눔 봉사활동 펼쳐」, 「봉산면 어르신을 위한 짜장면 나눔 행사」, 「 월산면 지사보협·이장단, 사랑의 짜장면 나눔·문화공연 실시」 등은 본지에 실린 ‘짜장면 한 그릇으로 행복을 전하는 행복전도사’ 금농반점 조장옥 대표의 훈훈한 미담을 담은 기사의 제목들이다.
“고향이 해남인데 담양에서 30년 넘게 중국집을 운영 하면서도 고향의 부모님께 짜장면 한 그릇 손수 대접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워, 부모님을 생각하며 지역의 어르신들을 위해 짜장면 나눔 봉사를 시작한 것이 벌써 20여년을 넘기고 있는데,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이 일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해남이 고향인 금농반점 조장옥 대표가 누님이 있는 이곳 담양에 들어와 중국집을 차리고 담양과 함께 한 지 벌써 37여년의 세월이 훌쩍 넘었다.
지난 2002년 금성면 덕성리 어르신 200여명을 위한 짜장면 나눔 봉사를 처음 시작한 조 대표는 지금까지 23년 동안 1년에 약 4,000여 그릇이 넘는 짜장면 나눔 봉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담양군민 모두가 약 2그릇을 먹고도 남을 90,000여 그릇의 짜장면 나눔 봉사활동을 진행해 담양군민의 귀감이 되고 있는 조 대표를 본지가 이번호에 만났다.
조장옥 대표는 봉사를 진행할 때마다 항상 함께하며 선한 영향력을 전달하고 있는 효사랑봉사회(회장 박영수, 담양읍 한진철물 대표)와 추월밴드(회장 김성영, 담양읍 학생백화점 대표)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하는 것을 시작으로 23년 짜장면 나눔 봉사의 세월을 이야기했다.
조 대표는 “정말 많은 폭설이 내린 날, 용면 용치리 마을에서 추월산 인근 어르신 100여명을 위해 짜장면을 대접하고 있는데 70세 중반으로 보이는 분통리 사신다는 한 어머님이 그 눈길을 마다않고 오셔서 드시고는 ‘7~8년 만에 짜장면을 다시 먹게 됐다’며 연신 고맙다는 말을 해주셨다”면서 “이날의 폭설과 몇 년 만에 짜장면을 다시 맛 본다는 그 어머님의 말씀이 지금도 귀에 생생해 지금까지 봉사활동을 이어 오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무릎 부상으로 18년 전 장애 4급의 진단을 받았다.
벌써 70을 바라보고 있는 나이 때문에도 봉사 활동을 언제까지 해야 할지 고민된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담양군 복지재단에서 하는 행사에는 무려 600여명이 넘는 어르신들께 짜장면, 우동, 만두를 대접해야 하는데 가끔 정말 힘이 부친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그래도 맛있게 드시는 어르신들을 대 할 때면 힘이 든다는 생각 보다는 더 열심히 봉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 일을 쉽게 그만 두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1년 동안 담양 관내를 돌며 10회 이상의 음식나눔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조 대표는 예전에 비해 밀가루 값 등 재료값이 너무 올라 배식 인원에 따라 적게는 70만원, 많게는 100만원 이상 들어가는 재료비를 본인이 모두 감당하고 있다.
조 대표는 “행사를 진행 할 때마다 월산면에 있는 (재)대한문화재연구원 이영철 원장님께서 15만원의 후원금을 지원해 주시고 있는데 그 금액만 1년에 120만원이 넘는데, 벌써 6년을 후원해 주시고 있다”면서 “이 자리를 통해 효사랑봉사회, 추월밴드는 물론 이영철 원장님께도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고마운 말씀을 전한다”고 강조했다.
수십 년을 이어온 이런 음식 나눔 봉사활동을 인정받은 조 대표는 담양군으로부터 지난 2016년 5월 ‘제37회 담양 군민의 날’ 행사에서 사회복지부문 장려상을 수상했으며, 그해 10월 나눔국민대상 ‘국민포장’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봉사는 베풂, 그 이상의 상생’이라는 마음으로 음식나눔 봉사활동을 20년이 넘게 이어오고 있는 조 대표는 죽녹원FC 회장, 남산조기축구회 회장, 해남향우회 회장 등의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와 함께하고 있으며 효사랑봉사회 회원으로서 그 역할을 다하며 지역을 위한 선한 영향력을 펼치기 위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행사를 한 번 치르기 위해서는 일주일 전부터 준비를 해야 한다.
밖에 나가 행사를 치르는 것은 식당을 옮기는 것과 같다. 준비해야 할 물목도 40여 가지가 넘는다. 우동조리기, 버너, 밀가루, 양념류, 해물, 그릇, 나무젓가락, 냅킨 등등 가지 수가 너무 많아 자칫 했다가는 빼먹기가 일쑤다.
“양념을 빠뜨리고 가서 다시 가져 오느라 어르신들을 기다리게 한 적도 있습니다. 우리는 가볍게 우동 한 그릇, 짜장 한 그릇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날 초대받은 어르신들에게는 어쩌면 간절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사실 면소재지에서 멀리 떨어져 사시는 분들은 짜장면 잡수기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또 나와서 사 잡수고 싶은데 교통편도 불편하고, 돈도 없으십니다. 짜장면 잡수시기 전에 열시 반부터 섹소폰 같은 연주도 들려 드립니다. 그런데 연주가 끝나도 박수를 안치십니다. 잠시 후 잡수실 음식만 생각하고 계시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모처럼의 짜장면 식사를 하게 되는 어르신들이기 때문에 가게에서 음식을 만들 때보다 더 신경을 씁니다. 기름도 돼지비계에서 직접 추출해서 씁니다. 고기도 많이 넣습니다. 그야말로 짜장 반, 고기 반입니다. 실제로 식당에 와서 짜장면을 잡수시고 나서 면사무소 마당에서 먹은 것 하고 다르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행사 때나 모처럼 짜장면을 먹는 사람들을 위해 조씨는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다.
해남에서 한정식 식당을 운영하던 조씨가 담양으로 온 것은 1992년이다. 담양사람인 매형의 권유로 담양에 왔다. 어언 25년이 되었다.
그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머릿속 한쪽에는 고향으로 가고픈 생각이 늘 자리잡고 있었다. 그런데 올해 들어 완전한 담양사람이 되자고 마음을 굳혔다.
“논도 한 단지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하찮은 제가 군민의 상도 받고, 담양 때문에 보건복지부 군민포장도 받았습니다. 앞으로 더욱 담양에게 고맙다는 생각을 해야 하고 담양에게 보답도 하겠습니다.”
조씨는 반듯한 자격증을 소지한 조리사다. 그렇다면 그의 장기 요리는 무엇일까? 짜장 빼는 사람이 우동은 못 빼겠느냐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조리사니까 무슨 요리든 다 잘 할 것이다. 그래도 특별한 손님에게 대접하고 싶은 요리가 있다면?
“제가 원래 오리 요리를 좀 합니다. 시간이 많이 걸리고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아 요즘은 잘 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꼭 추천하라고 하면 돼지고기를 재료로 하는 오향장육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요리는 기술보다 정성입니다. 열 번 잘 하다가 한 번 잘못하면 욕먹는 것이 요리입니다.”
조씨는 고향 해남에 살고 있는 노부모를 생각하며 짜장면 봉사를 시작했다. 그리고 그 일을 한 차례, 두 차례 해나가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짜장면 잡수신 분들이 내 뒤꼭지에 대고 욕은 안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에게 욕만 안 얻어먹어도 성공한 것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