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후 면민과의 약속 지킨 라규채씨, 어르신 영정사진 ‘재능기부’
퇴임 후 면민과의 약속 지킨 라규채씨, 어르신 영정사진 ‘재능기부’
  • 김정주 기자
  • 승인 2015.11.27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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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면장때 면민과 약속한 ‘영정선물’ 잊지않고 지켜

 

군 액자, 이장단 차량, 권창희씨 이미용봉사

 

 
“아이구 누님 오셨어요? 아따, 이렇게 차려 입으니 시집가도 되겠네.”
사진작가로서 꾸준한 작품 활동과 대학강의를 병행하고 있는 라규채 전 대덕면장이 대덕면 어르신들의 영정사진을 찍어드려 화제다.
지난 26~27일 대덕면사무소(면장 이찬영) 2층 회의실은 영정사진을 찍고자 나들이 나오신 어르신들로 종일 북적였다.
어르신들은 대기실에서 면사무소가 준비한 양복이나 한복을 갈아입는가 하면 순번을 기다리며 재능봉사를 나온 권창희(읍 백동리)씨에게 머리모양새를 가다듬고 화장을 고치며 들뜬 표정이다.
평소 한가롭던 대덕면사무소가 어르신들로 북적이게 된 것은 라규채 전 면장이 1년여전 면민들에게 한 약속 때문이다.
라 전 면장은 대덕면장으로 발령을 받으면서 고향 어르신들께 자신의 재능을 활용해 조그만 선물로 영정사진을 찍어드리겠다고 약속했었다.
그러나 라 면장의 약속은 면사무소 인근 펜션에 대형 화재가 발생하면서 기약 없이 미뤄졌다.
더욱이 작품활동과 대학강의에 전념하고자 공직생활을 그만두면서 ‘영정사진’은 언젠가는 꼭 해내야 할 마음의 빚이 돼버렸다.
어른신들과의 약속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생각에 라씨는 대덕면사무소에 협조를 구해 영정사진을 찍어준다는 사실을 면 전역에 알리고 마을별로 촬영일정을 잡았다.
어르신들께 초상권 사용 동의서를 받고 카메라와 삼발이, 커튼형 배경과 조명반사를 막아주는 장비까지 꼼꼼하게 챙겨 어르신들을 맞았다.
라씨가 찍어드릴 어르신은 120여명이다.
신청을 받을 때만 해도 110명이었으나 입소문을 타고 하나 둘 늘더니만 어느덧 120명을 훌쩍 넘겨버렸다.
“자~ 웃으시고 제 손을 보세요”를 연발하며 셔터를 눌러보지만 삐딱한 자세나 굳은 표정, 들어 올린 고개 때문에 카메라와 어르신 사이를 오가며 자세를 교정하기를 네다섯 번 정도 해야 만족스런 한 컷을 얻을 수 있다.
그러는사이 각 마을 이장들은 지정된 시간까지 어르신들을 면사무소에 모셔와 다시 모셔다 드리기를 반복하고, 이찬영 면장과 면사무소 직원들은 어르신들을 안내하고 옷 갈아 입는 것을 수발하는 등 바쁜 시간을 보냈다.
비차마을에서 오신 이상춘 할머니(80)는 “영정사진이 집에 있는데 너무 오래돼서 다시 찍으려고 했는데 마침 면장님이 찍어준다기에 왔다”며 “오랜만에 한복에 분 바르고 꽃단장 하다 보니 처녀시절로 돌아간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라규채씨는 “뒤늦게나마 어르신들과의 약속을 지키게 돼 마음이 가볍다”며 “담양군과 대덕면사무소, 마을 이장님들을 비롯해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고마움을 전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덕면사무소는 라씨의 사진을 액자에 담아 어르신들께 전해드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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