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담양 지주택 조합원들의 ‘눈물’…누가 닦아주나?
(데스크 칼럼)담양 지주택 조합원들의 ‘눈물’…누가 닦아주나?
  • 담양군민신문
  • 승인 2026.07.09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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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 내역 투명 공개, 불법 조력자·부실 조합엔 ‘사법 고발’ 초강수 둬야
‘민간 계약’ 핑계 대던 담양군, 강도 높은 전수 실태조사와 직권 취소 결단 촉구
정재근 편집국장<br>
정재근 본지 편집국장

 

전국의 수많은 서민에게 ‘지역주택조합(지주택)’은 축복이 아닌 잔인한 ‘희망고문’이었다. 
청약통장 없이도 시세보다 저렴하게 새 아파트를 가질 수 있다는 대행사의 감언이설은 결국 평생 모은 쌈짓돈과 전세보증금을 삼키는 덫이 되었다. 
지난해 국토교통부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지주택 중 30.2%가 부실 운영과 자금 갈등으로 소송 등 법적 분쟁을 겪고 있으며, 최종 입주 성공률은 고작 17% 안팎이다. 
열 곳 중 여덟 곳 이상이 사업 도중 좌초되거나 조합원의 고혈을 짜내며 민생을 파탄 내고 있다는 뜻이다.
우리 담양군의 현실도 이 냉혹한 통계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이미 4년여를 기다리다 2022년 자재값 인상 파동 속에서 대형 건설사들의 일방적인 공사 계약 포기 통보로 배신감을 겪어야 했던 담양의 지주택들은 어느덧 7년 넘게 표류 중이다. 
관내 지주택 바람이 불기 시작한 이래 온전히 입주를 마친 곳은 남양건설이 시공한 ‘담양센트럴파크(남양휴튼, 224세대)’ 단 한 곳뿐이다. 
그마저도 시공사의 기업회생절차 등 숱한 악재 속에서 조합원들이 단합해 겨우 얻어낸 결과였다.
다른 곳들의 사정은 안갯속이다. 
읍 삼다리 일원의 e편한세상(782세대)과 고서면 동운리의 푸르지오(880세대)는 건설사를 계속 변경하다 겨우 착공 신고가 수리되었지만 완공 시점은 여전히 막막하다. 
담양읍 남산리 일원에 추진되던 지주택 조성 사업은 기약 없이 중지된 상태로 방치돼 지역사회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읍 양각리 일원의 산이고운니케(당초 160세대)는 오랜 설계 변경과 분담금 가중을 버티다 결국 조합을 해산하고 민간임대아파트로 전환해 공사를 진행 중이다. 
그나마 이곳 시공사는 임대 수익금으로 조합원들의 계약금을 돌려주겠다고 약속한 유일한 곳이다.
‘희망고문’ 속에 내 집 마련을 꿈꾸며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의 빚까지 진 주민들의 꿈이 산산이 부서지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가계대출 제한 조치와 고금리로 인한 이자 상승까지 겹치면서, 짓지도 못하는 유령 아파트를 담보로 받은 대출 원금과 이자는 지금 이 순간에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조합원의 70% 이상이 담양군민인 상황에서, 재산을 잃고 매달 이자 폭탄을 감당해야 하는 이들의 원통함은 이제 지역사회 전체의 절망으로 치닫고 있다.
이보다 더욱 경악스러운 것은 같은 지역 주민이면서 대행사 편에 서서 이웃의 고혈을 함께 빨아먹은 조력자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대행사 이익을 나눠 먹으며 군민들에게 대못을 박고도 죄책감 없이 담양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이런 기회주의적 조력자들까지 엄벌할 수 있는 법적 처벌 조항도 신설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지주택 사업은 법적으로 ‘조합원 개인이 주체가 되어 책임지는 사업’이다. 업무대행사와 조합 집행부는 이 교묘한 법적 테두리를 방패막이 삼아 자금을 불투명하게 집행해 왔다. 
대행사 수수료와 홍보비, 정체불명의 용역비로 수십, 수백억 원이 먼저 빠져나가는 동안 토지 확보는 제자리걸음인 곳이 한두 곳이 아니었다. 
설령 토지를 확보했다 해도 권리금 조로 부풀려진 사업비를 규명하거나 제재할 방법은 힘없는 조합원에게 없다. 사업이 정체될 때마다 조합원들에게 부과된 것은 또다시 수천만 원에서 억대에 이르는 ‘추가 분담금’이었다. 정작 조합원들은 자신들이 낸 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다. 
이 돈의 행방을 투명하게 밝히라는 절규가 지주택 현장마다 가득하다.
이 같은 불투명성이 판치는 이유는 현행 주택법상 정식 조합 설립 전 단계인 ‘조합원 모집 주체’에 대한 세부 운영 규정이 불투명한 법적 사각지대 때문이다. 
대행사가 자금을 방만하게 운영하고 의사결정을 독단적으로 내려도 제어할 장치가 없다 보니, 서민들의 투자금은 고스란히 눈먼 돈이 되어 공중 분해되고 만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를 때까지 담양군청의 행보는 철저히 ‘소극 행정’과 ‘방관’으로 일관했다. 담양군은 “민간 계약 사안이므로 행정이 관여할 수 없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하며 뒷짐을 졌다. 
하지만 최근 서울시가 국토교통부에 지주택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법령 개정을 건의하며, 실태조사를 거부하는 현장에 즉각 과태료를 부과하는 강력한 제재 조항 신설을 요구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부 전수조사에서도 전국 252개 조합에서 641건의 위반행위가 무더기로 적발되었을 만큼 지주택 현장은 비리의 온상이다.
민간사업이라는 핑계 뒤에 숨어 군민의 재산권 침해를 방치하는 것은 지자체의 명백한 직무 유기다. 
정부는 ‘지역주택조합 피해 예방 및 사업 정상화 방안’을 통해 지자체의 관리·감독 및 처분 권한을 대폭 강화했다. 
토지 소유권 확보 기준을 현실화하고 업무대행사 등록제를 도입했으며, 장기간 정체된 부실 조합에 대해 지자체가 직권으로 조합원 모집 신고 및 설립인가를 취소(해산)할 수 있는 법적 근거까지 마련했다.
공은 이제 담양군 행정으로 넘어왔다. 
담양군은 더 이상 권한이 없다는 핑계로 방관해서는 안 된다.
새로 출범하는 담양군 행정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관계기관 특별합동점검 지침에 따른 관내 조합들에 대한 강도 높은 ‘전수 실태조사’다. 
조합원들이 납부한 분담금의 자금 집행 내역을 이 잡듯 뒤져 군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조사 과정에서 장부를 숨기거나 행정조사를 거부하는 부실 조합이 있다면 사법기관 고발 등 초강수로 맞서야 한다. 
사업성이 전혀 없고 조합원의 고혈만 짜내는 조합은 직권 취소 권한을 발동해 과감하게 정리함으로써 추가 피해를 원천 차단해야 한다. 
담양군청이 군민의 재산과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제대로 칼을 빼 드는지 서슬 퍼런 눈으로 감시해야 할 때다. 
행정이 존재하고 지자체장이 책임을 다하는 길은 오직 군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뿐임을 담양군은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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