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 토지 시장 거래 가뭄 ‘심화’
담양 토지 시장 거래 가뭄 ‘심화’
  • 정재근 기자
  • 승인 2026.08.19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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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군 토지 거래량 2년 새 28% 감소
고강도 농지 전수조사 후풍에 농촌 신음
인구감소지역 실정 무시한 일률적 잣대
인구소멸지역 고려한 행정 유연성 필요

 

지방 농촌의 토지 거래 시장이 얼어붙은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장기화된 부동산 경기 침체와 은퇴 인구 감소 등으로 인해 담양군의 들녘 역시 수년째 거래 가뭄을 겪고 있다.


하지만 최근 농민들과 현장 관계자들의 시름은 한층 더 깊어지고 있다.


 정부가 농지 투기 근절을 목표로 올해 5월부터 고강도 ‘전국 농지 전수조사’에 착수하면서, 부동산 침체 가라앉아 있던 농촌 토지 거래 시장이 완전히 경색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의 담양군 지목별 토지거래현황을 살펴보면, 이 같은 장기 침체의 흐름이 숫자로 고스란히 드러난다.


비교 기준이 되는 매년 1월부터 5월까지의 5개월간 누적 거래량을 분석한 결과, 담양군의 전체 토지 매매 거래량은 2024년 1~5월 946필지에서 2025년 동기 780필지로 17.55% 감소했다. 


이어 올해(2026년) 1~5월에는 680필지까지 밀려나며 2년 전에 비해 전체 토지 거래의 28.12%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농지 매매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담양군의 농지 거래량은 2024년 1~5월 528필지에서 2025년 421필지, 올해 동기에는 404필지까지 떨어지며 2년 만에 23.48% 하락했다.


이처럼 토지 시장의 거래 동력이 심각하게 약화된 상황에서, 올해 2월 정부 지시로 발의되어 5월 중순부터 본격 시행된 ‘농지 전수조사’는 침체된 시장에 더 큰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현장의 시각이다.


정부는 투기 세력에 의해 왜곡된 농지 가격을 바로잡고 ‘경자유전(耕者有田)’의 원칙을 확립하여, 청년농과 실질적인 귀농인들의 농지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확고한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실제로 기획부동산업자나 시세차익만을 노린 부재지주들의 무분별한 투기 행위는 농지 가격을 부풀려 실경작자들의 진입 장벽을 높여온 고질적 병폐다.


그러나 개발 호재가 집중된 대도시 주변이나 수도권이 아닌, 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를 겪고 있는 담양군과 같은 순수 농촌 지역에 일률적인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정부는 인구감소지역을 배려해 소규모 농지 취득 시 일부 절차를 완화해 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취득 이후 가해지는 엄격한 경작 의무와 전수조사의 단속망은 피하기 어렵다. 


이로 인해 담양으로 이주해 소규모 주말농장을 가꾸거나 은퇴 후 귀농·귀촌을 계획하던 외지인들이 처벌 우려로 매입 계획을 잇달아 철회하면서, 지역의 인구 유입 통로마저 가로막히고 있다.


더욱이 전수조사의 여파가 실제 농촌 현장의 영세한 임차농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되는 모순도 발생하고 있다. 


법 위반 적발과 강제 처분명령을 우려한 지주들이 실제 경작 중인 임차농과의 구두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고 농지 반환을 요구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는 것이다.


평생 농사를 짓다가 초고령화와 일손 부족으로 어쩔 수 없이 이웃 주민에게 위탁 경작을 맡겼던 고령 농민들 또한 대대적인 단속망 앞에서 범법자로 내몰릴 위기에 처하며 농가 내부의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경자유전의 가치를 실현하고 농지 투기를 뿌리 뽑겠다는 정부 정책의 본래 취지는 정당하며 반드시 추진되어야 할 과제다. 


다만 정책 실행 과정에서 투기성 부재지주와, 고령화나 귀농 준비로 인한 불가피한 부재지주를 세밀하게 가려내는 행정적 유연성이 아쉽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인구감소지역에 대해서는 실제 경작 요건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거나 일정 기간의 유예 조치를 두는 등 지역 맞춤형 예외 조항이 마련되어야만 실경작자들의 피해를 막고 귀농·귀촌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다.


담양군과 정부 관계 부처는 현장의 구조적 한계와 인구소멸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고, 투기 억제라는 대원칙을 지키면서도 농촌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지혜로운 보완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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